“닮은꼴 박근혜-수치 역사적 만남, 아시아의 새 시대 열어갈 전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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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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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글리 NGO 사무총장 - 핼핀 前 미하원 전문위원 공동기고

《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미얀마의 민주화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가 29일 서울에서 만난다. 두 아시아 여성 지도자의 역사적 만남을 앞두고 미국에서 미얀마 민주화 운동을 펼치고 있는 비정부기구(NGO) ‘버마(미얀마)를 위한 미국 운동’의 제니퍼 퀴글리 사무총장과 미 의회 지한파인 데니스 핼핀 전 하원 외교위원회 전문위원이 동아일보에 공동 기고문을 보내왔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수치 여사는 2013 평창 겨울 스페셜올림픽 개막식에 초청돼 28일부터 닷새 동안 한국을 방문한다. 》
21세기는 아시아의 세기라고 한다.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국제경제의 활력이 급격하게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시아의 세기를 만드는 것은 단순한 금융거래가 아니다. 지구의 중심무대에 우뚝 설 수 있도록 아시아의 가치를 혁신하고 변화시켜야 한다.

아시아 세기의 비전을 제시할 준비된 두 여성 지도자,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미얀마의 아웅산 수치 여사가 아시아의 미래와 민주적 가치, 여성의 역할을 놓고 의견을 교환한다. 두 나라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개인적 배경이 비슷한 두 지도자는 금세 마음을 터놓을 것이다.

두 지도자의 아버지는 한국과 미얀마 근대화에 헌신했고, 딸이 어릴 때 총탄에 맞아 서거했다. 딸은 아버지의 횃불을 넘겨받아 아버지를 능가하는 조국 근대화 비전을 내놓았다. 아버지의 꿈을 완수하기 위해 개인적인 희생을 감수했다. 박 당선인은 남편과 자녀 등 안락한 가정을 포기했다. 수치 여사는 가정과 헤어졌다. 남편과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공부하던 그는 1988년 어머니를 간호하기 위해 귀국했다가 아버지 아웅산 장군을 기억하는 민주화 시위대 요청으로 영국행을 포기했다. 그렇게 어린 두 아들과 생이별했고 1999년 암으로 사망한 남편의 임종도 지키지 못했다.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아버지의 행적을 둘러싼 논쟁에 직면한 것도 공통점이다. 박 당선인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은 만주에서 일본군 장교로 복무했다. 영국 제국주의에 반대했던 아웅산도 일본에서 군사훈련을 받은 뒤 일본의 재정지원 아래 태국 방콕에서 미얀마 독립군을 출범시켰다. 그러나 일본 제국주의와의 관계가 두 나라 근대화를 선도한 가장 큰 유산을 희석하지는 않는다.

제2차 세계대전은 한국과 미얀마에 민족 분단과 내전이라는 정치 이슈를 남겼다. 두 지도자는 이를 해결해야 한다. 박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과거 박정희 정권의 인권유린에 사과했다. 수치는 반대로 군부 지배하에서 인권유린을 경험했다. 수치를 감옥에 가두고 가택 연금했고 지지자들을 잡아들이고 고문했다.

두 지도자에게는 비범한 어머니가 있었다. 훗날 정치인이 된 딸의 역할 모델이었다. 박 당선인의 어머니 육영수 여사는 나환자를 돌보는 등 나라에 봉사해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그가 1974년 북한이 보낸 문세광의 총탄에 사망한 뒤 박 당선인은 사실상 영부인 역할을 했다. 수치의 어머니 킨 치는 간호사였다. 전쟁에서 다쳐 치료받는 아웅산을 병원에서 만났다. 남편이 암살당한 뒤의 충격을 나라에 대한 봉사로 극복했다. 그는 국회의원과 초대 복지부 장관, 인도와 네팔 대사를 지냈다. 1989년 장례식엔 미얀마 국민 20만 명이 군부의 저지를 뚫고 운집했다.

아시아의 두 여성 지도자는 아버지의 정치적 유산에서 영감을 얻고 어머니에게서 근대 사회 여성 지도자의 역할 모델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두 사람은 아시아에서 남성 및 여성 역할을 다시 정의하고 아시아의 새로운 세기를 열 것이다.

제니퍼 퀴글리 사무총장   
데니스 핼핀 前 美하원 전문위원
#박근혜#아웅산 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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