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선택 박근혜]“고마웠다” 편지 한장 남긴 김무성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22일 03시 00분


“쉬려고 한다” 조용히 짐싼 안대희… “임명직 포기” 밀알 자처한 이학재
■ 박수 칠 때 내려오는 공신들

김무성 새누리당 총괄선대본부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 문 앞에 남긴 편지.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김무성 새누리당 총괄선대본부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 문 앞에 남긴 편지.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3층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이 대선 기간에 사용했던 ‘야전 사무실’ 문에는 21일 오후 3시경 A4용지에 손으로 눌러 쓴 편지 한 장이 나붙었다.

김 본부장은 이 편지에서 “여러분, 너무나 고맙고 감사합니다. 이제 제 역할이 끝났으므로 당분간 연락을 끊고 서울을 떠나 좀 쉬어야겠습니다. 제 마음속의 큰절을 받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그는 선대위 출범 때 ‘백의종군’ 선언처럼 조용히 당사에 들러 편지를 붙이고는 떠났다고 한다. 사무실 짐은 전날 선대위 해단식 직후 모두 꾸렸다.

총괄사령탑으로 선대위 체제의 안정화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는 김 본부장을 비롯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뒷받침한 핵심 인사들이 속속 조용한 퇴장을 하고 있다.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도 18일 당사 5층 집무실을 비웠다. 언론과의 접촉도 피하고 있다. 곧 미국의 한 연구소로 연수를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지인들에게 “아직 정치는 고칠 것이 많아 보인다. 많이 쉬려고 한다. 심신이 너무 지쳤다. 정치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닌 것 같다”란 말을 했다고 한다.

‘여성대통령론’이 유권자에게 먹혀들도록 하는 데 기여한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성주그룹 이사회에 참석하며 경영에 복귀했다. “나는 ‘정치 무끼’(정치에 적합한 성향)가 아니라 ‘기업 무끼’”라며 “사업(현장)으로 돌아가겠다”는 당초의 약속을 지킨 것이다. 그는 다만 “일자리를 창출하고 여성 권익 신장을 위해 외곽에서 열심히 돕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후보 비서실장으로 박 당선인을 보좌해온 이학재 의원은 이날 홈페이지에 “나라를 유지하고 발전시킬 인재들을 세상에서 널리 모아야 할 것”이라며 “그들이 기꺼이 뜻을 합칠 수 있도록 저는 뒤에서 돕고 일체의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고 밝혔다. 스스로 물러나 박 당선인의 인사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친박 2선 퇴진’ 요구로 후보 비서실장에서 물러났던 최경환 의원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청와대나 내각에 들어가기보다 당에 남아 박 당선인을 돕겠다는 뜻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김무성#박근혜#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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