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거리 미사일 발사]왜 오전 9시 49분 발사했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야간작업후 노출꺼려 오전에 쏜듯

12월의 오전 시간대는 위성 발사가 성공하기 어려운 때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럼에도 북한은 왜 오전 9시 49분에 위성을 실었다는 장거리 로켓을 쏘았을까.

우주발사체는 위성이 태양에너지를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시간에 발사가 가능하다. 이를 ‘하늘문이 열리는 시간’ 또는 ‘발사 윈도(launching window)’라고 한다. 궤도에 진입한 위성이 지구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 태양에너지를 받을 수 없으면 자체 배터리를 소모해 수명이 짧아지고 정상 작동에 영향을 받는다.

허환일 충남대 교수는 “한반도의 위치상 12월 오전 시간대에는 발사 윈도가 열리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오전 발사를 강행한 것은 위성의 정상 작동과는 상관없이 로켓 발사 자체를 목적으로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권세진 KAIST 교수는 “오전과 오후 중에 굳이 야간에 준비작업을 해야 하는 오전을 택한 이유도 의문”이라며 “그만큼 외부에 준비 상황을 노출하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나로호는 주간에 준비작업이 가능하도록 오후 5시를 전후해 발사시간을 정해왔다.

홍일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호 기술경영팀장은 “발사시간에 발사지점 상공을 지나게 되는 동기위성의 특성상 북한은 매일 오전 10시경에 ‘광명성3호’가 한반도 상공을 지나가도록 발사시간을 맞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발사 성공으로 북한의 ‘로켓 3인방’은 위상을 공고히 다지게 됐다. 박도춘 당 군수담당 비서와 주규창 기계공업부장, 백세봉 제2경제위원장은 4월 로켓 발사 실패에도 불구하고 처벌받지 않았다. 이들은 그날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방위원으로 유임됐고 최근까지 김정은을 수행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3명은 모두 유럽연합(EU)의 제재 대상 리스트에 올라 있다.

한편 북한이 이번에 성공적으로 로켓을 발사한 배후에는 외국 인력의 도움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이란 기술자들이 북한에 머물면서 기술 조언을 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라민 메흐만파라스트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북한과 미사일 개발 협력설에 대해 “근거도 없고 사실도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북한#미사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