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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朴 “아버지 이제 놓아드렸으면”… 文 “역사 기억해야 미래있어”

입력 2012-10-27 03:00업데이트 2012-10-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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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朴-文-安, 10·26 3色행보
朴은 아버지 묘역으로… 文은 애국지사 묘역으로… 安은 3·15민주묘지로…
10·26, 빅3 세갈래 행보 26일 대선주자들은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묘역 참배 일정을 잡았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33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왼쪽).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 103주년에 맞춰 효창동 애국지사 묘역을 찾았다(가운데).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이승만 정권의 부정선거에 항거하다 희생된 마산 시민들을 위해 조성된 국립3·15민주묘지를 참배했다. 박 후보와 차별화된 모습을 연출하려는 문, 안 후보의 전략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공동취재단·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창원=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 33주기가 되는 26일 ‘과거사를 털어내고 미래로 도약하겠다’고 호소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각각 애국지사 묘역과 국립3·15민주묘지를 참배하며 박 후보와 차별화된 모습을 연출했다.

박 후보는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 전 대통령 추도식에 유족대표로 참석해 다시 한 번 과거사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가난하고 힘없는 나라의 지도자였던 아버지에게는 그 당시 절실했던 생존의 문제부터 해결하고 나라를 가난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최고의 가치이자 철학이었다”며 “그 과정에서 마음의 상처와 피해를 입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9월 24일 “5·16, 유신, 인혁당(인민혁명당) 사건 등은 헌법 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고 사과한 데 이어 한 달여 만에 밝힌 두 번째 사과다.

이어 박 후보는 “아버지 시대에 이룩한 성취를 국민들께 돌려드리고, 그 시대의 아픔과 상처는 제가 안고 가겠다”며 “이제 아버지를 놓아드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해나갈 것”이라며 “한 편으로는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으고, 다른 한편으로는 잘못된 것을 과감하게 고치면서 대한민국의 대혁신을 위한 새로운 길을 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朴, 이인제와 악수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26일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33주기 추도식에서 이인제 선진통일당 대표와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은 전날 합당을 결정했다. 사진공동취재단
5·16과 유신, 인혁당 재건위 사건, 정수장학회 등 잇단 과거사 논란을 매듭짓고 미래지향적 정치에 매진하자는 호소다. 이날 추도식에는 과거 유신정권의 피해를 본 국민대통합위원회 한광옥 수석부위원장과 김경재 기획담당특보 등도 처음으로 참석했다. 박 후보는 그동안 과거사 논란 때문에 다소 지체됐던 민생 행보와 정책 발표회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다만 정수장학회 논란은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고 야당은 이 문제를 계속 물고 늘어질 태세다.

실제 민주당 문 후보는 이날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 103주년에 맞춰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 김구 선생과 안 의사 묘역 등을 찾아 ‘역사 바로세우기’를 강조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애국선열의 넋을 기리고 역사를 기억해야 제대로 된 현재와 미래가 있다”면서 “독립에 애쓴 선열의 정신을 잘 잇고 발전시켜야 하는데 광복 후 친일청산도 제대로 못 한 아쉬움이 있다. 나라를 되찾는 데 앞장선 임시정부 요인의 공동 묘역 조성과 기념관 건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올바른 역사 인식의 중요성을 부각함으로써 정수장학회 문제로 과거사 논란에 다시 휩싸인 박 후보를 우회적으로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진성준 캠프 대변인은 10·26사태에 대해 “현대사에서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비극적 사건이 일어난 날”이라며 “박 후보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짧게 논평했다.

무소속 안 후보는 경남 창원시 국립3·15민주묘지를 참배했다. 3·15민주묘지는 1960년 3월 15일 자유당과 이승만 정권의 부정선거에 항거하다 희생된 시민들을 위해 조성된 국립묘지이다. 안 후보는 방명록에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분들의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 새로운 미래를 열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경남 통영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이 10·26사태의 의미를 묻자 “그건 역사의 심판이 다 내려진 것이라 덧붙일 말은 없다”고 답했다. 유민영 캠프 대변인은 “역사의 심판은 (박 전 대통령 서거가 아니라) 쿠데타 등을 놓고 한 말”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하며 논평에서 “불행한 일이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창원·진주·통영=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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