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北도발엔 천배 백배 보복… 그래야 또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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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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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盧 NLL발언’ 공방 속 서해 연평도 전격 방문

北포격 피해현장 찾은 MB 18일 연평도를 전격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오른쪽)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때 파괴된 건물들을 살펴보고 있다. 파괴 현장은 보존돼 안보교육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연평도=청와대사진기자단
北포격 피해현장 찾은 MB 18일 연평도를 전격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오른쪽)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때 파괴된 건물들을 살펴보고 있다. 파괴 현장은 보존돼 안보교육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연평도=청와대사진기자단
18일 이명박 대통령의 연평도 방문은 8·10 독도 방문 때만큼이나 전격적으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다음 달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2년을 앞두고 방문을 검토해 오다 최근 북한군 병사의 ‘노크 귀순’ 사건이 터지면서 최종적으로 전날인 17일 방문을 결정했다고 한다.

특히 대선을 불과 2개월 앞두고 북한의 선거 개입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노크 귀순’ 사건으로 인한 안보 불안으로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듯하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에도 연평도 포격 도발 현장을 방문하려 했으나 기상 상황이 여의치 않아 경기 화성의 서북도서방위사령부를 방문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이 대통령은 하금열 대통령실장, 김관진 국방부 장관, 천영우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 등과 함께 청와대에서 전용헬기 편으로 1시간가량 날아가 연평도에 도착했다. 관측초소(OP)를 먼저 찾은 이 대통령은 쌍안경으로 북쪽을 관찰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의 포가 다 집적돼 있다. 연평도를 포위하고 있다”며 “이 다음에 정말 포격을 해오면 백배 천배 보복을 한다고 한 장교가 말했는데 그런 정신을 갖고 있으면 북한이 도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포격 도발 당시 포탄이 떨어진 현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 대통령은 K-9 자주포에 올라 경계 중인 장병들과 악수를 하며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노크 귀순’ 사건이 발생한) 22사단을 생각하다가 여기 오니까 마음이 든든하다”며 “우리가 준비하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할 수 있다. (과거에는) 북한이 도발해도 혹시 잘못되지 않을까 해서 늘 참았지만 도발이 오면 반격을 여지없이 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헬기로 공수해 온 통닭 1000마리를 장병들에게 나눠준 뒤 돼지불고기 등으로 오찬을 함께하면서 “연평도에 벌써부터 오고 싶었지만 국방부 장관이 ‘함부로 가는 곳이 아니다’고 해서 미리 말을 안 하고 하루 전날 급하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이 핵무기를 개발할 돈으로 식량을 사면 전 국민이 먹을 수 있다. 북한이 (공개적으로) 어떻게 한다고 나오는 것은 위장전술이고 그럴 때일수록 경계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연평도 어민들의 조업 활동과 관련해 “중국과 북한 어선이 (NLL로 바짝) 내려와 조업을 하는데, 우리 어선도 좀 더 북쪽으로 올라가 조업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꽃게 성어기에는 좀 완화하고 휴어기에는 지금처럼 하는 융통성을 발휘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군 당국과 대통령경호처는 이 대통령의 연평도 방문을 극비리에 진행하기 위해 ‘조용한 경호’ 작전을 펼쳤다고 청와대 측은 밝혔다.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 당시 ‘피스 아이’로 불리는 공중조기경보통제기를 활용해 육해공 합동 경호작전을 수행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날 군은 서해에서 평시 대비태세를 유지했다.

그 대신 북한군의 포격이나 미사일 요격을 피하기 위해 이 대통령을 태운 헬기는 청와대에서 연평도까지 직선으로 비행하는 대신 ‘V’자 형으로 꺾어 날아갔으며, 해수면에서 100m가량 떨어진 초저고도 비행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공군의 F-15K와 KF-16 전투기 편대가 대통령 전용헬기 후방에서 엄호 비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이명박#연평도#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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