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1998년 이후 술자리 2, 3차례 동석… 술은 안마셔”

  • 동아일보

■ 안철수 ‘룸살롱 출입 논란’ 넉달 지나서야 반박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24일 자신을 둘러싼 룸살롱 출입 논란에 대해 사실 왜곡이라고 직접 반박에 나섰다. 동아일보DB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24일 자신을 둘러싼 룸살롱 출입 논란에 대해 사실 왜곡이라고 직접 반박에 나섰다. 동아일보DB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24일 자신의 ‘룸살롱 출입 논란’에 대해 “1998년 이후 15년간 술을 마시지 않았다. 다만 사업상 모임에서 참석자 대부분이 술집에 갈 때 술을 마시지 않고 동석했던 적이 2, 3차례 있다”면서 “1998년 이전에는 누차 밝힌 바와 같이 술을 마셨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몇 번 유흥주점에 가본 적이 있다”고 밝혔다.

안 원장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유민영 전 청와대 춘추관장은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e메일을 보내 안 원장의 견해를 전했다. 안 원장은 ‘룸살롱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하지 않아 왔지만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3일 “안 원장 본인이 확실히 밝히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라고 말하는 등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직접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은 월간 신동아가 4월호에서 “우리 회사 대표가 안 원장과 함께 룸살롱에서 술을 마셨다”는 인터넷 보안업체 임원의 주장을 보도했음에도 해명을 하지 않았다. 이어 신동아가 9월호에서 “안 원장과 유흥주점에서 술을 마신 적 있다”는 전 고위공직자의 말을 보도하고서도 ‘답변할 가치가 없다’고 대응해왔다.

안 원장은 24일 “내게 가해지는 검증과 관련해 잘못이 있다면 솔직히 인정하고 설명할 것은 분명하게 설명하겠다고 생각해왔다. 이번 문제에 대해 바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것은 하지도 않은 말을 가지고 왜곡하며 논란이 진행됐기 때문”이라며 “이 어처구니없는 문제가 점점 악의적이고 조직적으로 증폭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부득이하게 입장을 밝혀야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기사엔 제가 2009년 MBC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여종업원이 배석하는 술집 자체를 모른다’고 말했다고 썼고, 일부 언론은 확인 없이 이를 그대로 인용했다. 하지만 해당 방송을 보면 그런 말은 나오지 않는다. 다만 ‘단란히 먹는 술집도 가보셨어요?’라는 사회자의 질문을 받고 ‘아뇨, 뭐가 단란한 거죠’라고 되물은 사실이 있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무릎팍도사’를 보면 안 원장은 ‘단란히 마시는 술집 가보셨나’라는 질문에 고개를 흔들며 ‘아니요. 뭐가 단란한 거죠’라고 묻는다. 이에 진행자가 “단란하게 노래하면서 술 마시는…”이라고 말하자 “예? 노래방? 그런 게 단란한 거?”라고 되물었다. 다른 진행자가 “노래방인데 도와주시는 분들 있는…”이라고 말하다가 “담배도 못 피우느냐”며 다른 주제로 넘어가 이에 대한 안 원장의 분명한 답은 나오지 않는다. 다만 이 대목을 두고 ‘안 원장은 단란주점 자체를 모른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는 있어 보인다. 안 원장이 유흥주점에 가지 않았다고 분명한 답을 한 건 아니지만 시청자들이 그렇게 받아들일 여지는 있었던 셈이다.

안 원장은 24일 “일부 보도와 주장은 아무 근거도 없이 거짓을 만들어내고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낡은 시대, 낡은 방식”이라며 “앞으로 제기되는 허위 사실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대응하고 조치하겠다. 그것이 국민이 바라는 상식과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측근인 금태섭 변호사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원장이 ‘무릎팍도사’에 나와 말한 것도 ‘예전엔 술을 많이 마셨고 지금은 안 마신다’는 것이다. 그것과 하나도 모순 되는 게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출석한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안 원장이 컴퓨터 백신프로그램 ‘V3’를 북한에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 “통일부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류 장관은 “논란이 되는 시기인 2000년엔 소프트웨어 반출입이 법으로 규정돼 통일부에 신고하거나 승인 받을 사안이 아니었다”며 “통일부의 업무 범위가 아니어서 자료가 없다”고 했다. 통일부는 심재권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답변서에서 “안 원장이나 안랩 직원들이 방북 승인 요청이나 대북 접촉 승인 요청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안철수#룸살롱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