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 간 朴-긍정 평가한 文, 쉽지 않지만 필요한 일 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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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식 정치 행보 본격화… 복지사 이어 노인들과 대화
野원로그룹 “조속 출마해야”… 安, 최근 백낙청 교수 만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사진)이 23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봉하마을을 방문하고 이에 대해 문재인 민주통합당 의원이 ‘바람직하고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것이 국민이 원하는 정치라고 생각했다. 두 분 다 쉽지 않지만 필요한 일을 했다”고 말했다.

안 원장의 대변인 역할을 맡고 있는 유민영 전 청와대 춘추관장에 따르면 이날 안 원장은 춘천 시니어클럽의 사업장인 ‘우리기름 방앗간’을 찾은 자리에서 노인들이 “정치하면서 싸우지 말라”는 말을 하자 이같이 답했다. 정치와 거리를 두면서도 정치 현안에 목소리를 내는 ‘안철수식 정치’다. 박 후보의 봉하마을 방문을 둘러싼 여야의 정치 공방과 차별성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안 원장은 21일엔 서울 은평구에서 주민참여예산제로 운영되는 교육 프로젝트 종사자 및 자활센터 근로자, 사회복지사들을 만나 고충과 의견을 들었다고 유 전 관장이 전했다. 안 원장은 지난달 말 ‘안철수의 생각’ 발간 이후 10대 학생부터 2040세대 여성, 연구자, 취업준비생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야권 원로그룹 ‘희망2013·승리2012원탁회의’는 23일 안 원장에게 대선 출마를 촉구했다. 원탁회의는 성명에서 “이제는 안 원장이 돌아설 수 있는 (불출마) 시점이 지났으며 야권 단일후보가 안 되더라도 ‘안철수 현상’의 역동성을 최대한 살려 민주세력의 공동승리에 확실한 공언을 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원탁회의는 “안 원장이 공식 선언 이전이라도 자신의 생각을 더욱 구체화하고 검증과 피드백을 활발히 수용해야 한다”며 사실상 대선주자로서의 태도를 요구했다.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연대를 주장해온 원탁회의는 “안 원장이 진보개혁세력과의 협력 방안에 대해 착실하게 준비해야 한다”며 민주당과의 후보 단일화를 촉구했다. 원탁회의 좌장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국회에서 성명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안 원장이 이제 와서 ‘나는 도저히 자신 없으니 물러서겠다’는 건 민주당 후보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 자기가 단일 후보가 되든 민주당 후보가 단일 후보가 되든 일단 나와서 판을 키우고 돕는 것이 맞다”며 “안 원장도 단단히 각오하고 민주세력의 공동승리를 위해 깊이 고민하고 행동하라는 충정”이라고 말했다.

백 교수는 이런 견해를 안 원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 측은 원탁회의 성명이 나온 뒤 “안 원장이 최근 백 교수와 만났다”고 밝혔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안철수#박근혜#봉하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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