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 공천헌금 수사]현기환 ‘롤러코스터 정치인생’ 어디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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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핵심 → 총선 불출마 → 공천 주도 → 사하갑 당협위원장 지원 →?
玄 “돈 받았다면 자살할 것”

새누리당 공천헌금 의혹의 당사자인 현기환 전 의원(53)은 3일 최고위원회의에 출석해 “돈을 받았으면 자살하겠다”며 혐의를 강력히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부산지검에 자진 출두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검찰에서 조사를 받아서 진실을 밝혀야지 하늘에 대고 ‘아니다, 아니다’ 해야겠느냐”며 출두 이유를 밝혔다.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인사로 꼽히는 현 전 의원이 박근혜 의원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였다.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장을 지낸 그는 부산시장 정책특보를 거쳐 2007년 박근혜 경선 캠프에 대외협력부단장으로 합류했고 박 의원의 신임을 얻었다. 현 전 의원은 사석에서 “박 의원은 나의 정치인생에서 어머니 같은 존재”라고 말하곤 했다.

18대 국회에서는 개혁 성향 의원 모임인 ‘민본21’에서 활동했다. 지난해 5월 황우여 원내대표 체제 출범으로 신호탄을 올린 당내 권력이동에서 친박계와 쇄신파 간 ‘메신저’ 역할을 했다. 이후 쇄신파와 함께 이명박 정부와의 정책 차별화를 주도했으며 박 의원의 의중을 잘 읽는다는 평가도 받았다.

그런 현 전 의원은 지난해 12월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며 19대 총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친박 중진의 용퇴를 이끌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당시 일각에선 검찰이 내사 중이라는 설도 돌았다. 그는 2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체제하에서 4·11총선 공직후보자추천위원으로 발탁됐다. 이후 부산지역 공천 등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했으며 이 과정에서 공천 탈락자 등과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그룹이 있을 것”이라며 이번 사건의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현역의원이 아닌 그는 최근 정치활동 재개를 위한 수순을 밟아왔다. 지난달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에 선임됐고 문대성 의원의 탈당으로 자리가 빈 18대 국회 당시 자신의 지역구(부산 사하갑) 당협위원장에도 지원했다. 당 조직강화특위도 그의 당협위원장 복귀를 지난주 최고위원회에 건의했다. 하지만 공천헌금 의혹에 휘말리며 탈당을 권유받는 등 정치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공천헌금#현기환#정치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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