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2002”… 민주 16대 대선 열공중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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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우세 속 野 지지율 저조… 제3후보 급부상 구도 비슷

요즘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2002년 16대 대선에 대한 공부가 한창이다. 당직자와 보좌진 사이에선 ‘국민의 선택과 변화’, ‘선거와 이슈전략’ 등 16대 대선을 분석한 책들이 화제다. 이 책은 16대 대선 당시 시기별로 어떤 이슈들이 후보 지지율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상세히 분석하고 있다.

민주당 중진의원의 한 보좌관은 30일 “일방적 게임이었던 2007년과 달리 올해 대선은 2002년처럼 팽팽하게 진행될 것”이라며 “10년 전 대선에 대한 공부는 올해 대선 승리를 위해선 필수다”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도 ‘Again 2002’를 모토로 삼고 당시 상황 분석에 열심이다. 김한길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2002년 대선을 100여 일 앞두고 있었을 때 노무현 후보 지지율이 14%로 추락했지만, 패배의식에 빠지거나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워 승리했다”고 강조했다. 지금 당내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이 뜨지 않고 있지만, 16대 대선을 잘 벤치마킹한다면 충분히 역전할 수 있다는 얘기였다.

민주당이 2002년 대선에 주목하는 것은 16대와 18대 대선이 구도 면에서 여러모로 닮은꼴이기 때문이다. 2002년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오랫동안 여야 후보들 중에서 지지율 1위를 달려오다 6·13지방선거 압승을 계기로 대세론에 탄력이 붙었다. 반면 민주당 노 후보는 10%대까지 추락한 지지율이 여름 가을을 거치면서도 좀처럼 회복되지 않아 후보교체론에 휩싸였다. 그 틈을 한일 월드컵 열풍에 힘입어 지지율이 급상승한 정몽준 의원이 파고들었다. 이는 4·11총선에서 예상 밖 승리를 이끌고 대세론을 형성한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 당내 대선주자들이 지지부진한 민주당, 강력한 제3후보로 야당 주자들을 압도하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존재하는 현재의 상황과 거의 흡사하다.

구도가 같은 만큼 민주당은 당시에 유용했던 전략들이 지금의 상황에서도 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 단적인 예가 이벤트를 통한 경선 흥행이다. 정치 ‘16부작 드라마’로 불렸던 2002년 민주당의 지역별 순회경선은 견고했던 ‘이회창 대세론’에 균열을 가하는 단초였다. 올해 민주당이 권역별 순회경선을 하고 비(非)문재인 진영의 룰 수정 요구까지 받아들여 결선투표를 도입한 이유도 바로 당내 경선을 흥행시켜 국민적 관심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민주당은 10월경으로 예상되는 야권후보 단일화에서 승리할 지혜도 16대 대선에서 얻으려 한다. 2002년 노무현 후보는 막판까지 지지율이 정몽준 후보에게 밀렸지만 예상을 뒤엎고 11월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이겼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민주통합당#16대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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