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부 “북한내 미군유해 발굴작업 중단”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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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로켓발사’ 대응 첫 조치潘총장 “핵회의서 로켓 논의”

미국 정부가 이달부터 재개하기로 했던 북한 내 미군 유해 발굴작업을 중단하기로 하고 북한에도 이 사실을 통보했다고 21일 밝혔다. 북한이 장거리 로켓인 ‘광명성 3호’를 발사하려는 것을 도발적인 행위로 간주하고 대응한 미국의 첫 조치다.

조지 리틀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로켓 발사 계획을 포함한 북한의 최근 도발적인 행동 때문에 6·25전쟁 당시 희생된 미군 유해를 발굴하는 팀을 이달에 북한에 보내려던 계획을 우선 중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도 이에 대해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북한은 우리의 이번 결정과 이유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말해 북한에 통보했음을 시사했다.

특히 리틀 대변인은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려는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협약을 위반하는 것으로 도저히 용납하기 어려운 행동”이라며 “북한이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행동규범을 준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정부는 미군 유해 발굴작업 재개를 바라고 있다”며 “하지만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행하려 하고 한국에 대한 호전적인 발언을 계속하면서 도발적인 행동을 멈추지 않는 한 유해 발굴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해발굴팀이 북한으로 떠나기 전에 방문 계획이 중단됐는지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과 북한은 1996년 미군 유해 발굴을 시작해 220여 구의 유해를 발굴했다. 하지만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북한 내 미군 유해발굴팀의 안전을 우려해 2005년 이 작업을 중단시켰다. 양국은 지난해 10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북-미 회담에서 미군 유해 발굴 작업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6·25전쟁 때 실종된 미군은 7900여 명이다. 이 가운데 5500여 명의 미군 유해가 북한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2일 북한의 로켓 발사 계획에 ‘깊은 우려’를 표하고 다음 주 서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이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반 총장은 기자회견에서 “한국 대통령과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며 이 회담에 참석하는 다른 지도자들과도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수석부대변인도 이날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려는 계획도 보류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북한이 국제적인 의무를 저버리고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면 다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혀 대북 식량지원 계획도 영향을 받을 것임을 시사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로켓발사#미군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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