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비리경력 있는 사람이 최고위 앉아 있어”  김종인 “가장 책임져야 할 분들이 자기책임 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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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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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비판 자제” 요청에도 與 전현 지도부 “퇴진” 공방지역구 조정 담당 정개특위, 이해관계 당사자 전원 교체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2011년 12월 3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비대위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두 손을 모은 채 박 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는 사람은 ‘이명박
정부 실세 퇴진론’으로 당내 파문을 일으킨 이상돈 비대위원. 왼쪽부터 이 위원, 박 위원장, 황우여 원내대표.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2011년 12월 3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비대위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두 손을 모은 채 박 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는 사람은 ‘이명박 정부 실세 퇴진론’으로 당내 파문을 일으킨 이상돈 비대위원. 왼쪽부터 이 위원, 박 위원장, 황우여 원내대표.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당이 친인척 비리를 색출해야 하는 마당에 권력형 비리의 경력을 가진 사람(김종인 비상대책위원)이 최고위원으로 앉아 있다.”(한나라당 홍준표 전 대표)

“가장 책임져야 할 분들이 자기 책임은 망각하고 자꾸 엉뚱한 말로 상황을 호도하고 있다.”(김 위원)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한 지 사흘 만인 2011년 12월 30일 당내 전현 지도부가 서로에게 퇴진을 요구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쇄신은 모두의 힘을 모아야 가능하다”면서 “그 과정에서 쓸데없는 오해나 감정 대립은 목표하는 본질을 훼손하고 (그렇게 되면) 이루고자 하는 대의를 놓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양측의 자제를 요청했다. 그러나 비대위원들은 곧바로 “반발을 극복하지 못하면 비대위 활동을 못한다”(김 위원), “홍 전 대표가 경솔한 비판을 하고 있다”(이상돈 비대위원)면서 배수진을 쳐버렸다. 친이(이명박)계 일각에선 “박 위원장이 두 비대위원의 입을 빌려 자신의 생각을 내비친 것이며 착착 실행에 들어갈 것”이라는 ‘음모론’이 나돌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 실세 및 친이 핵심과 전직 당 대표들 퇴진론에 홍 전 대표는 “두 분을 사퇴시키지 않고 나중에 어떤 의결을 하더라도 설득력이 없을 것”이라며 “당헌에 보면 비리로 문제 됐던 사람들은 공천 신청 자체를 못하게 돼 있는데 비리 경력이 있는 사람으로 공천심사·의결을 한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라며 오히려 김, 이 위원의 퇴진을 요구했다. 홍 전 대표는 라디오 방송 스튜디오에 직접 나가 두 비대위원의 부적격성에 대해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은 “친이가 누군지, 친박(친박근혜)이 누군지 모른다. (인적 쇄신은) 친박도 국회의원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했다면 똑같이 책임져야 한다”고 하면서도 “지금 제대로 된 이야기를 해도 반발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고 일일이 신경 쓰면 일을 할 수 없다”고 작심 발언을 했다. 이 위원은 천안함 폭침 사건과 관련해 자신이 북한의 폭침 사실을 부정했다는 주장에 대해 “제 모든 글을 다 읽지 않은 가운데 나온 경솔한 비판”이라고 받아쳤다. 그러나 천안함 유족들은 여의도 당사를 방문해 “이 위원이 정부 조사 결과 발표 후에도 재차 폭침 가능성을 믿을 수 없다고 말한 건 우려스럽다”면서 사퇴를 촉구했다.

이날 비대위는 당 쇄신 및 개혁 조치의 일환으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 참여하는 이해관계 당사자 의원 전원을 교체키로 의결했다. 정개특위의 주요 업무 중 하나가 국회의원 지역구의 분구 및 합구 등을 정하는 것인데, 관련 소위 의원 중 한나라당 김정훈(부산 남갑), 권영진(서울 노원을), 조원진 의원(대구 달서병)과 민주통합당 김성곤 의원(전남 여수갑) 등 4명이 합·분구 대상 지역 소속이다.

한편 이준석 비대위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박 위원장의 대선 과제에 대해 “아무래도 전직 대통령의 따님이고 그래서 의혹이라든지 이런저런 이야기 나오는 것들이 있다. 국민이 아직 그것에 대해 해소가 안 됐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이 있는 것”이라며 “박 비대위원장이 (의혹을) 신속하게 털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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