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北, 60년 만에 집단지도체제 실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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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패밀리 - 군부 - 黨실세 당분간 국정운영 손잡을 듯
위기국면 벗는 내년 하반기 권력투쟁-합종연횡 가능성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북한은 사실상 ‘집단지도 체제’로 운영되게 됐다. 김일성 주석이 북한 정권 수립 초기 소련파, 연안파, 국내파, 남로당파 등과 연합해 통치했던 시절을 제외하면 북한은 거의 60년 동안 유일지도 체제로 통치됐다. 하지만 후계자인 김정은은 혼자서 북한을 이끌어가기에는 역부족이어서 당분간은 집단지도 체제가 불가피하다.

지도부에는 먼저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 겸 국방위 부위원장, 고모인 김경희 노동당 경공업부장 등 이른바 ‘로열패밀리’가 참여할 것이 확실시된다. 장성택은 김정은의 부족한 면을 채워줄 최적의 카드다. 그는 당 행정부장으로서 공안기관인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보안부를 지도할 권한이 있고, 국정운영 경험과 외교 경력이 풍부하다. 김 위원장 사망 이후 김 씨 일가의 중심에 서게 된 김경희는 일각에서 ‘장성택은 김경희의 대리인일 뿐’이라는 평가도 있을 만큼 무게가 있는 인물이다.

이 두 사람을 중심으로 군에서는 이영호 인민군 총참모장과 김정각 군 총정치국 제1부국장이, 당에서는 최룡해 당 비서 겸 중앙군사위원이, 내각에서는 강석주 부총리 등이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으로서는 ‘정치 실험’인 집단지도 체제가 안착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궁영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일 “당분간은 위기 국면을 벗어나기 위해 서로 문제를 일으키지 않겠지만 내년 중·하반기가 되면 권력투쟁, 합종연횡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권력 기반이 취약한 김정은에게로 권력이 승계되는 과정에서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비정상적인 일”이라고 분석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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