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선출]친이는 흩어지고, 단일후보 낸 친박은 결집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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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총선 위기감도 작용

4일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선 친이(친이명박)계가 예전과 같은 응집력을 보이지 못한 채 분화의 길을 걷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당내 최다 표를 가진 친이계의 집중 지원을 받아 당초 홍준표 대표와 양강(兩强) 구도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선거 결과 4위로 참패했고 특정 계파의 조직적 지원이 없는 홍 대표와 친박(친박근혜)계 유승민 최고위원에게 1, 2위를 내줬다.

홍 대표는 선거인단 투표와 일반국민 대상 여론조사를 합산해 4만1666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선거인단 투표에서 1위(2만9310표)를 기록한 데 이어 여론조사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나경원 최고위원(30.4%)에 이어 2위(25.2%)를 차지했다. 당심과 민심이 골고루 홍 대표에게 쏠린 것이다.

이에 비해 원 최고위원은 선거인단 투표와 여론조사 어느 쪽도 홍 대표를 누르지 못했다. 선거인단 투표에서 홍 대표에게 6800여 표 차로 뒤져 3위(2만2507표)를 차지한 데다 여론조사에서도 13.4%(환산표수 6579표)를 얻는 데 그쳤다.

나 최고위원은 지난해 7·14 전당대회에 이어 이번에도 여론조사 경선에선 1위를 차지했지만 당심을 확보하는 데는 한계를 보였다.

친이계는 이번 전대에서 5월 원내대표 경선 이후 급속도로 쇠락한 가운데 결집으로 인한 ‘역풍(逆風)’을 우려하며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였다. 1년 전 전당대회에서는 지도부에 친이계 4명을 입성시키며 위력을 보여줬지만 이번에는 이재오 특임장관과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표면적으로 중립을 지켰다. 이 때문에 친이계의 표가 홍 대표와 나 최고위원에게 일부 분산됐다는 게 중론이다. 막판에 불거진 친이계의 조직적 지원설이 오히려 원 의원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원들의 위기감도 작용했다. 수도권이 내년 총선의 최대 승부처로 점쳐지는 가운데 한나라당이 약세인 서울 강북에서 재선부터 4선까지 내리 당선된 인사라는 점이 평가받았다.

2위로 최고위원에 입성한 유 최고위원은 여론조사에서는 5위(9.5%)로 저조한 성적을 보였지만 선거인단 투표에서 2만7519표를 얻어 대역전극을 이뤘다. 친박 후보들이 난립했던 지난 전대와 달리 이번에는 친박계가 단일 후보인 유 의원에게 ‘몰표’를 던졌다. 후보들이 박근혜 전 대표를 앞세운 유 최고위원에게 ‘러브콜’을 보내면서 해당 후보의 지지자들도 1표를 유 최고위원에게 줬을 가능성이 크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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