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남북정상회담 시기, 당사자가 결정할 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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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부 고위당국자 인터뷰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한반도 문제 및 대북협상에 깊이 관여하는 미국 국무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8일 “사전에 무엇을 논의하고 어떤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지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지만 장래에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2년 3개월 동안 북한 문제를 조율해온 이 당국자는 익명을 전제로 국무부 사무실에서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은 남북정상회담을 적극 지지하며 남북 상호 간 이해가 바탕이 된다면 성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구체적 시기는 남북한이 스스로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미북 대화의 기회가 있었는데….

“만약 천안함 폭침사건이나 연평도 포격사건이 없었다면 현재의 한반도 상황은 크게 달라져 있었을 것이다. 두 번의 도발이 있을 때마다 미국은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진전된 방안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갈 준비가 돼 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이런 불행한 일이 발생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다면 어떤 조언을 하겠나.

“기본적으로 두 개의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비핵화를 위한 노력을 시작하고 그 절차를 개시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둘째로는 남한과의 대화 통로를 열고 적극적인 관계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점이다. 북한이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단정하는 것은 문제를 해결할 동력을 떨어뜨릴 뿐이다.”

―미국이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등 비확산 문제에만 관심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 직후부터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에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는 뜻을 누누이 밝혔다. 플루토늄 프로그램 역시 심각한 안보 우려이고 UEP 역시 미국이 그냥 봐 넘길 수 없는 심각한 문제다. 그 모든 것을 종합해 북한 문제를 다뤄 나가고 있다.”

―6자회담이 사실상 뇌사상태란 진단이 있는데, 다양한 형태의 다자 틀도 가능하지 않나.

“6자회담의 틀 내에서 4자회담, 3자회담 같은 형태는 언제든지 가능한 포맷이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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