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사격훈련 단행]개성공단-금강산 체류 223명, 北억류 가능성… 신변안전 주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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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개성공단 입북 허용

20일 오후 우리 군의 연평도 해상 사격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서울 중구 서소문동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사무실에 모여 있던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 30여 명은 초조한 표정으로 뉴스 속보를 지켜봤다. 한 기업 관계자는 “현지 직원들의 안전이 걱정되지만 당장 공장 문을 닫을 수도 없고 마땅히 직원의 안전을 도울 방법도 없어 무력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남북 간 긴장 고조로 개성공단과 금강산에 체류하는 우리 국민의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이날 통일부가 개성공단·금강산으로의 입북을 전면 금지한 가운데 개성공단에 체류하던 88명이 귀환해 현재 개성공단 209명, 금강산 14명 등 총 223명의 국민이 북한에 체류하고 있다.

통일부는 개성공단과 금강산의 상황을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특이 동향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북측 근로자들이 평소처럼 출근해 공장이 정상 가동됐으며 현지 체류 중인 국민이 남측으로 돌아오는 데도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통일부는 21일부터 다시 개성공단 입북을 허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북측이 한국군의 훈련에 어떻게 반응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북측이 다시 군사적 도발을 하고 남북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을 경우 북측이 개성공단 체류 인원의 통행을 막아 이들을 ‘인질’로 삼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지난해 3월 북측은 한미 연합군사연습 ‘키 리졸브’를 문제 삼아 개성공단 인력의 통행을 일시적으로 막은 적이 있다. 전면 통행금지까지는 아니더라도 북측이 일부러 꼬투리를 잡아 일부 인원을 억류하는 수법을 쓸 수도 있다.

문제는 인질사태가 발생할 경우 우리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대책이 북측과의 협상이나 외교적인 압박 정도밖에 없다는 것이다. 군사적 작전을 통해 국민을 구출하는 것은 전면전으로 번질 소지가 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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