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뿔싸, 그때 그말이… ‘말이 부메랑 된’ 청문회 4人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각종 의혹을 받고 있는 일부 장관 내정자가 수년 전 했던 발언과 행적이 부메랑처럼 돌아와 주인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 “철저 검증” 촉구했던 신재민 내정자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내정자는 한국일보 논설위원으로 재직하던 2002년 7월 ‘FBI 요원의 방문’이란 칼럼에서 미국의 꼼꼼한 공직자 검증 시스템을 소개했다. 신 내정자는 “개각 때마다 전력 시비 등 구설수가 끊이지 않는 것을 보니 혹시 청와대마저도 뒷조사를 꺼려 마땅히 할 일을 안 하고 있는지 의심이 든다”며 철저한 검증을 청와대에 주문했다.

이에 앞서 그해 3월엔 ‘둘째 딸 이야기’란 제목의 칼럼에서 “경기 일산에서 (학원의) 좋은 반에 들여보내려고 과외를 시키는 부모도 있다”고 꼬집은 뒤 “나도 언제까지 둘째 딸을 학원에 안 보내는 만용을 부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썼다. 신 내정자는 세 딸의 교육을 위해 1995년부터 2003년까지 일산에서 다섯 차례 위장전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 말(言)이 짐 된 진수희, 박재완 내정자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는 지난해 백용호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시 야당 의원들이 백 후보자의 ‘다운계약서’ 작성 사실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자 “(1996년 12월 서울 대치동의 아파트를 사면서)나도 다운계약서를 쓴 적이 있다”고 말했다. 양심고백인 동시에 여당의원으로서 백 후보자를 옹호하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본인이 입 밖에 내지 않았으면 웬만해선 탄로 나지 않았을 다운계약서 작성 사실은 이번 청문회에서 민주당에 공격 빌미를 제공했다.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 내정자는 2006년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노무현 정부가 위장전입 의혹을 받던 장관 내정자들의 임명을 강행한 것을 놓고 “윤리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그 중심에는 위정자를 비롯한 지도층의 표리부동한 위선이 자리를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가 위장전입 의혹을 받고 있다.

○ 청문회 확대의 주역 이재오 내정자

2000년 6월 국회인사청문제도가 도입될 당시 국무총리, 감사원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대법관, 헌법재판소 재판관 등으로 한정됐던 인사청문 대상자가 2005년 모든 국무위원(장관)으로까지 확대된 데는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의 역할이 컸다. 이 내정자는 한발 더 나아가 2006년 2월 “장관 내정자에 대해 부적격 평가를 내려도 장관 임명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법을 바꾸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동영상=˝방위 복무는 병역회피가 아닙니다˝ 청문회 나선 박재완 장관 후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