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선택’ 그 후]교육감 당선자 6명이 진보… 2명은 전교조 지부장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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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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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지방선거에서는 진보 성향 후보들이 교육감에 대거 당선됐다. 새로 당선된 16명의 시도교육감 중 6명이 진보 성향이다. 이 가운데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당선자와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당선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간부 출신이다. 지금까지 진보 성향 교육감은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유일했다. 특히 전교조 출신이 교육감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휘국 당선자는 1970년 초등교사로 발령 받은 이래 1987년 이른바 ‘교육민주화운동’에 뛰어들기 전까지 평범한 교사였다. 그는 당시 “가정형편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한 아이들에게조차 무조건 입시교육을 강제하는 것이 양심으로 감당하기 어려웠다”고 말한다. 이런 고민으로 시작된 전교조 활동에 앞장서다 보니 1989년 전교조 전남지부 사무국장을 맡았고, ‘전교조 결성 주도’를 이유로 광주과학고 근무 중 교단을 떠났다.

1994년 복직 이후 2대에 걸쳐 전교조 광주지부장을 지낸 그는 반부패국민운동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의 지역 공동대표를 맡기도 했다. 이어 2002년에는 교육행정 견제 감시를 위해 광주시 교육위원에 출마해 2대에 걸쳐 활동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안순일 현 교육감을 15.7%포인트 차로 꺾고 당선됐다. 장 당선자는 3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토론과 체험, 인성 교육 중심의 혁신학교 운영, 무상급식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와의 재원 마련 협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강원도에서 전교조 간부 출신 민병희 후보가 도교육감에 당선된 것도 이변 중 이변으로 꼽힌다. 선거 초반 3, 4대 도교육감을 지낸 한장수 후보에게 줄곧 뒤져오다 막판 뒤집기에 성공함으로써 그는 대반전 드라마의 주역이 됐다.

민 당선자는 전교조 강원지부장을 세 차례 지냈다. 1974년 정선여중에서 교사로서 첫발을 내디딘 그가 전교조 활동을 시작한 것은 1987년. 양구고에서 춘천여고로 학교를 옮긴 그는 동료교사로부터 교사 시국선언에 참여할 것을 권유 받았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제안에 머뭇거리다 이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당시 그는 부끄러운 마음에 며칠 밤을 술로 지새웠다고 한다. 이후 그는 전교조 전신인 전국교사협의회 활동을 시작했고, 1989년 전교조 결성을 주도하다 해직되기도 했다. 그로부터 5년 뒤 민주주의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공로가 인정돼 교직으로 복귀했다. 그는 2002년 인제 원통중에 근무하던 시절 4대 교육위원에 출마해 최다득표로 당선됐다. 이어 5대 교육위원에 무난하게 재선됐다. 그는 3일 당선 기자회견에서 “선거 과정에서 약속했던 각종 공약 실현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강조했던 주요 공약은 고교평준화와 무상급식이다.

광주=김권 기자 goqud@donga.com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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