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공사 사장후보 제청권자 함께 있었다

  • Array
  • 입력 2009년 12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2006년 총리공관 오찬 참석자는 한명숙 - 정세균 - 강동석 - 곽영욱■ 한명숙 전 총리 5만달러 수수 의혹 수사檢 “곽씨 청탁위해 韓 전총리가 만든 자리”강동석 前건교장관은 곽씨 고교 2년 선배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69·구속 기소)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인사 청탁 명목으로 5만 달러를 건넸던 곳이라고 진술한 2006년 12월 20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 오찬 모임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곽 전 사장은 이 오찬 모임이 끝나 동석자들이 자리를 뜨자 한 전 총리와 단둘이 있는 자리에서 돈을 건넸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반면 한 전 총리는 “양심을 걸고 단돈 1원도 받은 적이 없다”고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둘만이 있었던 자리에서 돈이 오갔다는 것이어서 양측의 상반된 주장은 진실게임의 양상까지 띠고 있다. 따라서 당시 오찬 모임에 누가 참석했으며,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앞으로 법정에서 한 전 총리의 유무죄를 가릴 중요한 정황 증거가 될 수도 있다.

이 오찬 모임에는 당시 산업자원부 장관이었던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강동석 전 건설교통부 장관이 동석했던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5만 달러 수수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때 한 전 총리 측은 ‘곽 전 사장을 총리공관에서 만난 적이 없다’는 취지로 반박했기 때문에 정 대표와 강 전 장관은 이 사건의 중요 참고인이 돼 있는 상황이다. 강 전 장관은 이미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고, 정 대표는 제1야당 대표라는 점에서 검찰이 조사를 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의 재판 과정에서 증인으로 법정에 서게 될 가능성이 있다.

21일 정 대표는 이 오찬 모임에 대해 공개적인 언급을 피했다. 민주당 관계자들이 전한 얘기로는 당시 한 전 총리가 산자부 장관 직에서 물러날 예정이었던 정 대표에게 식사 한번 하자고 초대해서 총리공관 오찬 모임에 참석했다는 것이다. 노영민 민주당 대변인은 “그날 오찬에서 문제가 될 만한 내용의 발언은 없었고, 정확한 대화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정 대표는 그해 11월 말부터 당 복귀 의사를 밝혔고, 12월 28일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하고 열린우리당으로 복귀했다. 그러나 그런 성격의 오찬 모임이었다면 강 전 장관과 곽 전 사장이 왜 그 자리에 끼었는지가 의문으로 남는다. 강 전 장관은 20일부터 휴대전화를 꺼놓은 채 일체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

검찰은 이 오찬 모임의 성격을 조금 다르게 보고 있다. 한 전 총리에 대한 체포영장 내용은 한 전 총리가 곽 전 사장을 위해 이 자리를 만든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영장에는 “한 전 총리가 총리공관 1층 식당에 곽 전 사장과 ‘지인들’을 초대해 오찬을 함께하면서 대한석탄공사 사장에 곽 전 사장을 추천하고 도와달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돼 있다. 행정부를 통할하는 총리와 공기업인 석탄공사 사장 후보를 제청하는 주무 부처인 산자부의 장관까지 함께한 자리여서, 참석자들의 면면만 보더라도 석탄공사 사장 공모 준비를 하던 곽 전 사장을 위한 ‘특별한 자리’였다는 뉘앙스가 담겨 있다.

이날 오찬 참석자 가운데 한 전 총리를 제외한 곽 전 사장과 정 대표, 강 전 장관은 모두 전북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강 전 장관은 곽 전 사장의 전주고 2년 선배이며, 둘 다 해운항만 계통에서 오랫동안 일해 매우 친밀한 사이라고 한다. 정 대표와 강 전 장관은 이전에는 특별한 인연이 없다가 정 대표가 2003년 10월부터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정책위의장을 맡았을 때에 당시 건설교통부 장관이었던 강 전 장관과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대표와 곽 전 사장은 아는 사이지만, 친분이 깊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檢 한명숙 전 국무총리 체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