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출산율 南보다 높지만 평균수명 11~13년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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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9일 03시 00분


■ 2009 유엔 인구보고서

北 보건의료체계 붕괴 위기
5세이하 사망률 南의 10배


남북한 평균수명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인구기금(UNFPA)이 18일 발표한 ‘2009 세계인구현황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평균수명은 남성 76.2세, 여성 82.8세인 반면에 북한은 남성 65.3세, 여성 69.5세였다. 이는 지난해보다 격차가 남성은 0.9년, 여성은 0.3년 늘어난 것으로 각각 10.9세, 13.3세의 차가 난다.

서바시 굽타 UNFPA 재무국장은 “북한은 경제난과 식량난, 대홍수 같은 자연재해로 보건의료체계가 거의 붕괴 직전”이라며 “남북한 평균수명 차는 보건의료 시스템이 얼마나 잘 작동하는가에 따른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북한의 최우선 과제로 결핵, 말라리아, 에이즈 같은 전염성 질환의 예방과 관리를 제시하고 있다. 2002년을 기준으로 북한 주민의 주요 사망원인은 감염 및 기생충질환이 12.6%로 심혈관질환 다음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호흡기 감염으로 인한 질환과 주산기(분만 바로 전후) 질환, 영양결핍으로 인한 사망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의학으로 치료가 어려운 질병보다는 보건의료 시스템을 잘 구축하면 막을 수 있는 전염병으로 많이 사망하는 것.

또 북한의 합계출산율은 1.85명으로 한국 1.22명을 훨씬 앞서지만 태어난 아이들은 건강하게 성장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아사망률(생후 1년 미만 영아 1000명 중 사망 비율)을 보면 한국은 4명으로 세계 7위권을 기록한 반면에 북한은 47명으로 133위였다. 2005∼2010년 5세 이하 사망률은 한국이 남녀 각각 6명이었지만 북한은 각각 63명이나 됐다.

이 때문에 국제기구들은 북한의 보건의료 분야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2007년 8월 유엔인도지원조정국(UNOCHA)은 국제사회에 북한 수해 관련 긴급구호를 다시 요청하고 1400만 달러의 대북지원을 재개했다. 이 가운데 보건의료 관련 지원요청 금액은 576만 달러로 전체 지원요청 금액의 약 41%를 차지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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