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도 없는 20대 자녀 예금이 수천만원?

  • 입력 2009년 9월 12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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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내정자 장남 최고 7408만 원 보유
백희영-임태희 내정자도 ‘편법증여’ 의혹

장관 내정자들의 자녀가 거액의 예금을 보유하거나 부인이 이중으로 소득공제를 받았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주호영 특임장관 내정자는 학생 신분인 두 아들 명의로 수천만 원대의 예금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편법증여’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 동아일보가 주 내정자의 국회 인사청문요청안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7년 3월 각각 2090만 원, 810만 원이던 장남(23)과 차남(21)의 예금이 1년 만에 5000여만 원씩 늘어 2008년 3월 공직자 재산공개 때는 각각 7408만 원, 5339만 원이 됐다. 2009년 3월 신고 때는 예금액이 각각 3891만 원, 1594만 원으로 줄었다.

주 내정자의 두 아들은 현재 대학원과 대학에 재학 중이며 이들이 돈을 번 경우는 장남이 2006년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해 76만 원을 번 것밖에 없다. 납세자료에도 이들이 거액을 예금할 만한 돈을 벌어 세금을 낸 자료가 없고, 주 내정자가 증여세를 낸 자료도 없다. 20세 이상 자식의 경우 3000만 원까지는 세금없이 증여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을 물려줄 때는 증여세를 내야 한다.

이에 대해 주 내정자는 “아내가 아이들 명의로 펀드를 개설해 돈을 넣었고 아이들도 아르바이트를 하고 조부모로부터 받은 용돈 등을 모았기 때문에 액수가 불어났다”며 “증여 목적이 아니라 예금액이 예금보호한도(5000만 원)를 넘어 아이들의 명의를 빌려 개설한 것이어서 증여세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 또 2009년 두 아들의 예금액이 준 것은 “두 아들이 돈을 빼 썼고 펀드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백희영 여성부 장관 내정자도 장남(28)과 장녀(26)의 예금 등 자녀들의 재산이 각각 5171만 원, 2963만 원이었다. 인사청문요청안에 두 자녀는 무직과 학생으로 나와 있다.

또 임태희 노동부 장관 내정자의 2000년 재산등록현황 확인 결과 당시 15, 14세이던 두 딸이 각각 1800만 원대의 투자신탁증권을 갖고 있었고, 현재 대학생이 된 이들의 재산은 각각 8679만 원, 9596만 원으로 늘었다.

한편 최철국 민주당 의원은 11일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내정자가 3년간 근로소득세를 신고하며 2700만∼1억8000만 원의 소득이 있는 부인에 대해 이중으로 소득공제를 신청했다”며 탈세 의혹을 제기했다.

인사청문 요청안에는 최 내정자가 2006, 2007년 부인 장모 씨를 배우자 기본공제 대상에 올려 매년 100만 원씩의 근로소득 기본공제를 받은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장 씨는 2006년 4494만 원, 2007년 1억8826만 원을 벌어 종합소득세 등을 내며 본인 몫의 기본공제를 이미 받았다. 소득세법 제50조 1항 2호에서는 기본공제 대상을 ‘거주자의 배우자로서 연간 소득금액이 없거나 연간 소득금액의 합계액이 100만 원 이하인 자’로 제한하고 있다.

최 내정자 측은 “주부이지만 예금, 펀드 등 금융소득이 생겨 종합소득세를 내왔고 그럴 경우 배우자 공제를 하면 안 되는데 이를 미처 몰랐다”며 “청문회 준비과정에서 관련 사실을 발견해 7일 가산세를 포함해 전액 납부했다”고 해명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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