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한마디에 與 오늘 처리계획 연기

  • 입력 2009년 7월 20일 02시 56분


닫힌 정치… 국회 출입제한 미디어관계법 처리 문제를 놓고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장을 동시에 점거한 가운데 19일 국회 경비대 소속 의경들과 경위들이 의원들과 사무처 직원, 출입기자를 제외한 보좌진과 민원인들의 본청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닫힌 정치… 국회 출입제한 미디어관계법 처리 문제를 놓고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장을 동시에 점거한 가운데 19일 국회 경비대 소속 의경들과 경위들이 의원들과 사무처 직원, 출입기자를 제외한 보좌진과 민원인들의 본청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안상수 “미디어법, 협상 되든 안되든 표결”→ 박근혜 “참석한다면 반대표 행사”

금주 중반으로 늦춰질 듯

정세균 민주대표 단식, 李대통령에 회담 제안… 청와대 사실상 거부

한나라당은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형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통해 미디어관계법을 표결 처리하려 했으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직권상정에 반대의 뜻을 밝혀 미디어법 처리 문제가 다시 이번 주 중반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다.

박 전 대표는 19일 “(20일) 본회의에 참석하게 된다면 반대표를 행사하기 위해서일 것”이라고 밝혔다고 측근인 이정현 의원이 말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박 전 대표께서 오늘 (의원총회에) 출석하지는 않았지만 (20일) 표결에는 참여한다는 전언을 받았다’고 말한 데 대해 박 전 대표는 “참석 여부에 대해 그런 말을 한 적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박 전 대표의 발언으로 큰 파문이 일자 친박(친박근혜)계 중진인 홍사덕 의원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수정안이 국민에게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을뿐더러 야당과 협상할 시간이 더 있는데도 20일 마치 한나라당의 원안을 직권상정해 처리하려는 것처럼 알려진 데 우려를 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의원은 “박 전 대표는 20일에 당장 직권상정 처리에 반대한다는 것이지 야당과 합의 노력을 하고 그래도 안 될 경우 직권상정해 처리하는 것에 반대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발언 이후 안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의 요청에 따라 당초 오늘 오후 5시로 예정했던 여야 원내대표 회담을 내일(20일) 오전 10시로 연기했고 내일까지 협상이 계속될 것”이라며 “여당의 미디어법 수정안을 공개하지 못하는 건 여야가 협상 도중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의 본회의 표결처리는 이번 주 중반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의 발언이 나오기에 앞서 안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야당과 협상이 되든지 안 되든지 20일 미디어법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직권상정의 열쇠를 쥔 김형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여야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시점을 특정할 수 없지만 불가피하게 직권상정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박 전 대표의 발언과 그에 따른 혼선은 한나라당의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전격 제안하면서 국회 당 대표실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정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모든 것을 걸고 여권의 총책임자이자 실질적으로 미디어관계법을 밀어붙이고 있는 이 대통령과 담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미디어법은 이미 여야가 6월 국회에서 표결 처리하기로 국민과 약속한 것이자 국회에서 여야 간 대화를 통해 처리해야 할 사안”이라며 부정적인 태도를 밝혔다.

한나라당 의원 20여 명과 민주당 의원 10여 명은 이날 본회의장에서 철야 농성을 벌였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동아일보 사진부 김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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