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김정일, 췌장암 판단 불가능”

  • 입력 2009년 7월 13일 18시 02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췌장암에 걸렸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전문의들은 "지금까지 공개된 영상이나 사진만으로는 건강악화의 이유가 췌장암 때문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박세훈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외모만 봐서는 췌장암 여부를 알 수가 없다"고 전제한 뒤 "다만 췌장암 항암치료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으로는 (머리숱이 듬성듬성 빠지는) 심하지 않은 탈모와 피부변색, 오심, 구토, 식욕감퇴, 체중감소 등이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소화기센터 김창덕 교수는 "췌장암에 걸리면 몸이나 눈 흰자위가 노랗게 되는 황달이 있을 수 있는데, 황달은 췌장의 머리 부분에 암이 생겨 담관이 막히게 됐을 때 발생하기 때문"이라며 "핏기 없는 김정일 위원장의 최근 사진을 볼 때 췌장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또한 "김 위원장은 당뇨병이 있어 췌장암 가능성이 높으며, 췌장암 증상인 원인불명의 상복부 통증, 막연한 소화불량 등으로 급격한 체중감소를 일으킨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외모상 탈모와 체중감소, 황달 등이 나타났다고 해서 김 위원장을 췌장암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는 게 관련 전문의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 같은 증상은 췌장암뿐만 아니라 다른 질환이나 항암치료 과정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일반적 부작용이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 공개된 김 국방위원장의 사진은 지난 8일 김일성 주석 15주기 중앙추모대회에 참석했을 때다.

당시 카메라에 비친 김 국방위원장은 고개를 숙여 묵념하거나, 앉아서 자료를 읽을 때 찍힌 영상에는 머리 윗부분의 머리숱이 많이 빠져 있는 모습이었으며, 행사장에 앉아 있을 때는 수척한 얼굴에 다문 입 오른쪽 꼬리가 올라간 모양으로 비쳤다.

이를 두고 많은 전문가는 뇌졸중 또는 당뇨 합병증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었다.

췌장암은 보통 CT(컴퓨터단층촬영)와 초음파 촬영을 통해 발견되는데, 상당수 환자가 복통 등의 증상이 뒤늦게 나타나는데다 장기 자체가 워낙 깊숙이 자리 잡고 있어서 말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환자 대다수가 수술 시기를 놓치고 항암치료에 의존하게 된다.

김창덕 교수는 "췌장암의 경우 대개 늦게 발견돼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으며, 수술을 해도 5년 생존율이 10-24%에 불과하다"면서 "치료를 위해 전신항암화학요법과 국소방사선요법 등 여러 가지가 동원되지만 아직까지는 예후가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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