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테러 - 기후변화 등 공조 강화

  • 입력 2009년 6월 17일 03시 00분


저탄소 녹색성장 기술 공동개발

■ 글로벌 이슈-산업기술 협력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에서 주목되는 것은 글로벌 이슈에서의 협력 관계를 구축한 것이다. 과거 냉전시대의 틀에 묶여 있던 군사적 동맹인 한미동맹을 21세기 시대적 변화에 맞는 미래지향적 성격의 동맹으로 전환하는 출발점으로 분명히 자리매김한 것이다. 이 같은 동맹의 성격 변화는 한국이 6·25전쟁 폐허에서 벗어나 경제발전과 민주주의를 이룩했다는 성과를 바탕으로 한 것이기도 하다.

▽글로벌이슈 협력분야=두 정상이 글로벌협력 분야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은 최근 국제사회의 이슈들이 한 나라의 노력으로는 풀기가 힘들다는 현실적인 인식에 따른 것이다. 테러리즘,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해적, 조직범죄와 마약, 기후변화, 빈곤, 인권침해, 에너지안보, 전염병 등이 이런 이슈들이다.

물론 이 문제는 한미 양국 간 노력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렵다. 예멘에서 잇따라 발생한 외국인 대상 무차별 테러에 한국인도 희생자가 됐다는 점도 국제적인 현안에 대한 공조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국제금융위기에서 나타났듯이 이젠 경제도 단지 한국의 울타리 안에 머무는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양국이 국제금융위기에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한 주요 20개국(G20) 협력에 합의하는 등 글로벌 협력관계를 공고히 한 것은 한미동맹이 국제사회의 협력을 선도하는 모델로서 모범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아프가니스탄 파병 문제가 구체적이고 공개적으로 다뤄지지는 않았지만 아프가니스탄에서의 협력 문제도 글로벌 협력의 한 부분이다. 두 정상은 공동비전 선언에서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과 같이 평화유지와 전후(戰後) 안정화, 그리고 개발원조에 있어 공조를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가 ‘글로벌 코리아’라는 모토를 들고 나온 시점에 공동비전이 나온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선언적 성격이 강하지만 국제질서의 변화라는 큰 흐름 속에서 한미 양국이 북한 문제에 매몰되던 과거에서 벗어나 이젠 공동의 정책적 지향점을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

▽산업기술 및 저탄소 녹색성장 협력 강화=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 간 산업기술과 저탄소 녹색성장 분야 협력도 한층 강화됐다. 한미 정상은 양국 간 과학기술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했다. 특히 녹색기술 에너지 우주 항공 등의 분야에서 두 나라 간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또 두 정상은 기후변화 협상의 성공적 타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양국이 계속 협력하기로 했다.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 분야의 협력도 본격화됐다. 한미 민간업계 간 투자포럼과 협력 양해각서(MOU)를 맺었고 지식경제부와 미국 에너지부 간 ‘에너지 분야 협력에 관한 의향서(SOI)’도 체결했다. 한미 양국은 에너지협력 의향서에 따라 한미에너지실무협의회를 통해 스마트 그리드는 물론이고 원자력 메탄 하이드레이트 지역발전 등의 분야에 대해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또 한미 양국은 경제와 산업 협력 활성화를 위해 산업협력위원회를 설치해 정부 간 공식 채널로 활용하기로 했다. 이윤호 지경부 장관과 게리 로크 미 상무장관은 15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한미 상무장관 회담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의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산업협력위원회는 우리 측 지경부와 미 상무부의 장차관을 위원장으로 연 1회 서로 교차 개최하는 것을 원칙으로 위원회 아래 무역투자, 연구개발(R&D), 전략물자, 표준 등 기능별 분과를 두고 운영하게 된다. 특히 보호주의 조치 등 교역 및 투자 저해요인과 산업별 협력방안, 녹색기술 협력, 전략물자 수출통제, 기술 장벽 및 표준협력 문제도 논의하게 된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