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EAN-Korea Summit]한강의 기적 노하우 공유

  • 입력 2009년 6월 2일 04시 43분


한강의 기적 노하우 공유 ‘경제 한류’

수출업체 지원을 위한 개발은행 설립(베트남), 자본시장발전 5개년 계획 수립(인도네시아), 정부 재정적자 보전을 위한 방안 마련(캄보디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3개국이 추진하고 있는 이런 경제정책에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 정부가 마련한 ‘경제발전경험 공유사업(KSP·Knowledge Sharing Program)’의 도움을 받아 세워진 정책들이라는 점이다. 한국은 가장 짧은 시간에 세계 최빈국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도상국들의 경제발전정책 수립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 한국의 성장경험을 수출한다

KSP는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 노하우를 개발도상국에 무상으로 제공해 각국의 경제발전을 돕는 사업이다. 2004년 10억 원의 예산으로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두 나라의 경제정책을 컨설팅하기 시작한 KSP는 각국의 호응 속에 해마다 2, 3개 개도국을 대상으로 컨설팅과 후속 관리를 진행해 왔다. 지난해까지 경제정책 컨설팅을 해 준 나라만 13개국이다. 예산도 올해 50억 원으로 늘었다.

KSP는 한국의 경제발전 과정에 대한 설명뿐 아니라 각국의 경제발전 계획에 대한 자문, 전문가 파견, 상대국 정책담당자의 한국 내 연수 등 다면적 컨설팅을 통해 개도국의 경제정책 수립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지원하는 분야도 수출 진흥정책,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전략, 경제 조기경보 시스템 구축 등 경제와 관련된 전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주용식 기획재정부 대외경제국장은 “더 많은 국가가 KSP를 거부감 없이 활용할 수 있도록 사업의 이름도 경제발전경험 ‘전수’가 아닌 ‘공유’로 지었다”고 말했다.

○ 실질적인 경제발전 노하우 제공

아세안 회원국인 베트남은 KSP의 지원을 통해 2006년 한국의 수출입은행과 유사한 베트남 개발은행을 설립했다. 인도네시아는 채권시장 기반 조성을 위한 각종 자료를 제공받아 자국의 ‘자본시장발전 5개년 계획’에 포함시켰다. KSP는 또 캄보디아에 정부채 발행을 통해 재정적자를 보전하는 방안, 생명보험업을 도입하는 방법 등을 소개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급 인사들의 순방을 계기로 아세안 회원국뿐 아니라 페루 브라질 세네갈 등 여러 나라가 KSP의 지원을 요청하는 등 세계 각국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 이미 아시아 3개국을 포함해 아프리카 3개국, 중동 3개국, 중앙아시아 3개국, 중남미 1개국 등에 경제발전 모델을 수출했다.

○ 한국의 브랜드 가치 제고

정부는 KSP를 활용해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재 세계 33위인 국가브랜드 가치를 2013년에 15위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우선 올해는 핵심전략국가 1곳을 선정한다. 베트남이 유력한 후보다. 핵심전략국가에 대해서는 기존의 분야별 정책자문과 함께 거시경제에 대한 포괄적 컨설팅을 해주게 된다. 내년부터 2년간은 아시아의 4, 5개국을 핵심전략국가로 선정하고 2012년 이후에는 아시아를 넘어 핵심권역(동남아 중남미 아프리카 독립국가연합 중동)별로 1, 2개국을 추가 선정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활용해 한국 기업의 개도국 진출도 지원할 계획이다.

재정부 당국자는 “KSP를 통해 아시아를 중심으로 ‘경제 한류’를 확산시켜 한국의 이미지를 높이고 2012년까지는 전 세계적으로 5억 명 정도가 한국을 새롭게 인식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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