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금배지’ 18대 국회 모두 15명…‘부전자전’이 8명

  • 입력 2009년 6월 1일 15시 01분


18대 국회의원 가운데 부모나 형제, 부부가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의원은 모두 15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1일 국회가 발간하는 월간지 '국회보'에 따르면 이들 15명 중에는 아버지의 대를 이어 아들이 의정활동을 펴고 있는 사례가 8건으로 가장 많았다.

한나라당 정몽준(서울 동작을·6선) 의원은 15대 의원이자 1992년 통일국민당 대통령 후보로 나섰던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여섯 번째 아들이다. 정 의원은 아버지보다 먼저 정치에 입문했다. 한나라당 남경필(경기 수원 팔달) 의원은 부친인 남평우(14, 15대 의원) 의원이 임기 중 별세하자 부친의 지역구 보궐선거에서 당선해 내리 4선에 성공했다. 한나라당 유승민(대구 동을) 의원은 13, 14대 의원을 지낸 유수호 전 의원의 차남이며, 같은 당 유일호(서울 송파을) 의원은 5선 의원과 민한당 총재를 지낸 유치송 전 의원 장남이다. 한나라당 장제원(부산 사상) 의원의 부친은 11, 12대 의원과 12대 국회 부의장을 지낸 장성만 전 의원이다.

3선의 민주당 김성곤(전남 여수갑) 의원은 부친 김상영(8, 9대) 전 의원의 지역구에서 정계에 입문했다. 한나라당 이종구(서울 강남갑) 의원의 부친은 이중재(6선) 전 의원이며, 같은 당 정진석(비례대표) 의원의 부친은 옛 내무부 장관을 지낸 6선의 정석모 전 의원이다.

아버지와 형이 모두 의원을 지낸 경우도 2건이었다. 18대 국회 최다선(7선) 의원인 자유선진당 조순형(비례대표) 의원은 3, 4대 국회의원과 1960년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낸 조병옥 선생의 3남 2녀 중 막내다. 형인 조윤형 전 의원도 6선 의원을 지냈다. 한나라당 김태환(경북 구미을) 의원도 부친(김동석 전 의원·4대 의원)과 형(김윤환 전 의원·5선)이 모두 의원을 지냈다.

형제 의원을 둔 현역 의원으로는 김태환, 조순형 의원 외에도 한나라당의 이상득(경북 포항 남-울릉) 의원과 김효재(서울 성북을) 의원을 꼽을 수 있다. 이 의원의 동생인 이명박 대통령은 14, 15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김 의원의 형 김의재 전 의원은 15대 의원을 지냈다.

4선 의원인 한나라당 김무성(부산 남을) 의원은 부친과 장인이 모두 의원을 지낸 케이스. 김 의원의 부친은 김용주 전 의원(참의원)이고, 장인은 최치환(5선) 전 의원이다. 한나라당 김세연(부산 금정) 의원은 5선을 지낸 김진재 전 의원의 아들이며 그의 장인은 3선 의원 출신인 한승수 국무총리다.

아버지에 이어 딸이 의원 배지를 단 의원들도 있다. 친박연대 김을동 의원과 자유선진당 이영애(이상 비례대표) 의원이다. 김 의원의 아버지는 3대와 6대 의원을 지낸 김두한 전 의원이며, 이 의원의 부친은 이경호(10대) 전 의원이다. 이 의원은 남편이 15대 의원을 지낸 김찬진 전 의원이기도 하다. 민주당 최규성(전북 김제-완주) 의원도 부인 이경숙 전 의원이 17대 의원을 지냈다.

이밖에도 재선의 한나라당 이혜훈(여·서울 서초갑) 의원의 시아버지는 4선 의원이자 내무부 장관을 지낸 김태호 전 의원으로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나란히 의원을 지낸 드문 기록을 남기게 됐다. 또 한나라당 강용석(서울 마포을) 의원의 장인은 13대 의원을 지낸 윤재기 전 의원이며, 같은 당 이범래(서울 구로갑) 의원의 장인은 6선을 지낸 이충환 전 의원이다.

한나라당 정두언(서울 서대문을) 의원은 큰아버지가 6선 의원이자 7대 국회부의장을 지낸 정성태 전 의원이다. 한나라당 강석호(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 의원은 작은 아버지가 16대 의원을 지낸 강신성일 전 의원이고, 같은 당 김광림(경북 안동) 의원은 외삼촌이 박시균(15, 16대 의원) 전 의원이다. 민주당 조배숙(전북 익산을) 의원은 형부가 전북 전주 덕진에서 13, 14대 의원을 지낸 오탄 전 의원이다.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은 정치인 가족으로서 감내해야 할 문제에 대해 "어릴 적 선거 때마다 열병을 치러야 했고, 평범한 소시민이 누리는 자유, 행복, 남이 알아보지 못하는 익명성의 편리함 등이 부러울 때도 많았다"고 고백했다. 가족을 정치 선배 또는 동지로 둔 의원들이 가장 마음에 와 닿는다고 꼽은 고사성어는 '청출어람(靑出於藍)'이었다. 이들은 늘 "가족의 명예를 더럽힐까 늘 두려운 마음으로 산다"고 입을 모았다.

조수진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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