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토늄 15~20㎏ 추가 확보땐 핵무기 10基이상 제조 가능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4월 27일 02시 58분



■ 北 “핵 폐연료봉 재처리 작업 시작”

북한이 25일 영변 핵시설에서 폐연료봉의 재처리 작업을 시작했다고 발표함에 따라 앞으로 얼마나 많은 무기급 플루토늄을 보유하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8월 북핵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제출한 핵 신고서에서 이미 플루토늄을 30.9kg 뽑아냈으며 남은 폐연료봉을 재처리하면 추가로 7kg을 추출할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핵무기 1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플루토늄이 6∼7kg인 점을 감안할 때 핵무기 5∼6기를 제조할 수 있는 분량이다. 하지만 정부 당국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플루토늄 추출량을 축소 보고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2월 발간된 2008년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은 세 차례의 재처리 작업을 통해 총 40여 kg의 플루토늄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1992년 5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기 전에 뽑아낸 10∼14kg과 2003년 이후 재처리한 24∼32kg을 합한 수치다. 국방부는 또 2006년 10월 북한 핵실험 직후 당시 윤광웅 국방장관 주재로 열린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에서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이 최대 50kg에 이른다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한국국방연구원 김태우 국방현안연구위원장은 “북한이 핵 신고서에 명시한 플루토늄양은 믿을 수 없다”며 “1, 2차 핵 위기를 통해 최소 50kg 이상의 플루토늄을 확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추정이 맞는다면 북한은 이미 최대 8기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쌓아 놓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2007년 10·3합의 이후 수조 속에 보관해 온 폐연료봉 6500여 개를 꺼내 재처리할 경우 15∼20kg의 플루토늄을 추가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군 고위소식통은 “플루토늄 추출량은 미사용 연료봉의 연소 출력 등 폐연료봉의 제조 여건에 따라 차이가 크다”며 “북한은 핵위협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소 10기 이상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플루토늄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처리 작업은 ‘사용 후 핵연료(폐연료봉)’에 남아 있는 우라늄과 플루토늄 등 유효성분을 화학처리 과정으로 뽑아내는 작업이다.
북한이 폐연료봉을 재처리하려면 불능화 조치가 취해진 방사화학실험실을 복구해야 하는데 불능화가 많이 진척되지 않아 쉽게 복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방사화학실험실은 고준위방사능에 노출된 장소인 만큼 불능화가 기계설비 장치를 떼내는 정도에 그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떼어내 보관 중이거나 새로 만든 기계장치를 연결하기만 하면 재처리시설은 이른 시일 내에 재가동할수 있다는 것이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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