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안발의 임두성 의원 1위…26명은 단1건도 발의안해

  • 입력 2009년 1월 17일 02시 58분


18대 국회 첫해 ‘의원 성적표’

공성진 - 나성린-이용섭-송영길 토론회 단골출연

황우여-전현희-백원우-강기갑 세미나 최다개최

18대 국회 첫해였던 지난해 법안을 가장 많이 발의한 의원은 한나라당 임두성 의원이었다. 또 한나라당 공성진 나성린, 민주당 송영길 이용섭 의원은 각 당을 대표해 각종 토론회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동아일보가 18대 국회의원 299명(당선 무효 의원 포함)의 법안 발의, 입법조사 의뢰, TV토론 출연, 토론회 개최 등 지난해 활동 현황을 조사한 결과다.

▽18대 첫해 성적표=법안 발의 수로만 보면 자유선진당 이명수(109건), 민주당 김종률(98건), 한나라당 진수희(93건), 정진석(92건) 의원 순으로 많았다.

이들은 규제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정 의원)과 각 당 간사다. 정부가 특위로 넘긴 양벌규정 개정안 360여 건을 나눠 발의했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열심히 일한 것처럼 됐다.

이들을 빼면 한나라당 임두성 의원이 48건으로 가장 왕성하게 법안 발의 활동을 했다. 이어 민주당 강창일(43건), 한나라당 이달곤(34건) 심재철(30건) 안홍준(24건) 한선교(23건) 의원 순으로 많았다.

지난해 법안을 한 건이라도 낸 의원은 273명(2231건)이었다. 하지만 법안이 본회의를 최종 통과한 의원은 이들 중 33명(107건)에 그쳤다.

법안 발의나 의안 정보 수집을 위해 국회입법조사처에 조사·분석을 많이 요청한 의원은 한나라당 이성헌(98건) 김동성(74건), 민주당 신학용(72건), 한나라당 권영세(57건) 이한성(51건) 의원 순이었다.

입법조사처 의뢰가 곧바로 의정 활동의 결과물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부지런히 연구하고 고민했다는 점에서 점수를 줄 만하다는 게 동료 의원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방송 3사의 TV토론 프로그램에는 한나라당 공성진(7회) 나성린(6회), 민주당 이용섭 송영길(5회) 의원 등이 단골로 출연해 입심을 과시했다. 18대 의원 전체로는 지난해 모두 62명이 120회 출연했는데, 이들 4명(23회)이 20% 가까이 차지했다.

이 밖에 세미나와 토론회, 공청회 개최는 한나라당 황우여, 민주당 전현희 백원우,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각각 7번씩 열어 가장 많았다.

또 당직과 국회직은 한나라당에서는 홍준표 원내대표, 주호영 박준선 원내부대표, 황진하 정미경 의원이 6개씩 맡아 가장 많았다.

민주당에서는 최철국 이광재 의원이 8개씩 겸직했다. 두 의원은 민주당의 약세 지역인 영남과 강원 지역 의원이기 때문에 지역 안배 차원에서 당직을 많이 맡고 있다.

▽재선 의원이 당의 ‘허리’=이번 조사를 보면 재선 의원들이 당의 중추 역할을 맡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법안 발의에서 재선 의원은 평균 7.8개로 초선(5.6개)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토론회 출연에서도 재선은 0.79건, 3선 0.5건, 초선 0.19건, 4선 0.11건 순이었다. 세미나 공청회 개최에서도 재선 의원들이 1인당 평균 1.32건으로 가장 많았다.

재선이 당의 주력으로 활동하는 이유는 여당의 경우 재선 급이 돼야 당의 철학과 정책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기본 역량이 쌓이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다.

‘전투력’이 강해야 하는 야당에서는 본래 초선들이 선두에 서야 하지만 이번 국회에서는 민주당 초선 의원 대부분이 장관 등을 지낸 ‘중진급 초선’이어서 ‘386 재선’들이 궂은일을 떠맡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비례대표 10명 법안발의 ‘1건 이하’

정책대안 역량 되레 떨어져

18대 국회 들어 지난해 말까지 제출한 법안이 1건 이하로 법안 발의 실적이 저조한 국회의원은 42명이다. 이 가운데 비례대표 의원은 10명이다.

이는 전체 비례대표 의원 52명(구속 중인 민주당 정국교 의원과 올해 비례대표 의석을 승계한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 제외) 중 19.2%에 해당한다. 지역구 의원의 13.2%보다 더 높은 비율이다.

각 정당은 이미지 쇄신을 위해 전략적으로 비례대표 인물 영입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18대 국회에서 비례대표 의원들의 모습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지역구에 매이지 않아 활발한 입법 활동을 할 수 있지만 결과는 기대 이하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오랫동안 관료생활을 하거나 학계나 연구소 등에 있던 사람들은 여의도 정치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한 재선 의원은 “비례대표를 직능단체의 장 위주로 선정하다 보니 현실성 있는 법안이나 정책 대안을 내놓는 역량은 오히려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비례대표 의원들은 국회의 정치풍토가 전문성을 발휘하기 힘든 환경이라고 주장한다. 비례대표인 한 초선 의원은 “입법 제안을 해보지만 당론으로 채택되는 것은 결국 표를 얻기 쉬운 인기 위주의 법안”이라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