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미루기엔…” 여야 국회정상화 ‘접점’

  • 입력 2008년 6월 21일 03시 11분


원내대표 회동서 긍정적 검토

내주초 등원조건 협상 벌일듯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이 다음 주 중 국회를 정상화하는 데 공감하고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한나라당 홍준표,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전날 제주 서귀포시 KAL호텔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 정치부장 세미나에서 별도로 만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관련 추가 협상 결과와 그에 대한 국민의 평가를 보면서 국회를 정상화하는 문제를 검토하자”고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국회 정상화에 대해) 어느 정도 접점을 찾았다”며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귀국해 발표하는 쇠고기 협상 내용을 본 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와) 다시 만나 이야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말 이번 주가 지나고 다음 주가 되면 나라 전체가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회 정상화가 되면 서민경제 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도 했다.

홍 원내대표는 통화에서 “쇠고기 협상 내용이 국민을 납득시킬 수 있다면 정치권에서는 보완책만 강구하면 된다”며 “그 문제에 대해서는 여야가 이야기 가능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양당은 현재 원내 수석부대표를 중심으로 물밑 교섭을 진행 중이며 다음 주 초 구체적인 등원 조건을 놓고 원내대표 간 협상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일단 내주 초 의원총회를 열어 전체 의원들의 의견을 들은 뒤 등원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다만 ‘선(先) 재협상, 후(後) 등원’의 강경 노선은 19일 이명박 대통령 특별 기자회견 이후 다소 누그러졌다.

20일 당 지도부와 초선 의원들 간의 만남에서는 “국회에서 보완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과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을 위한 한나라당의 전향적 태도가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협상 결과를 봐야겠지만 상대가 더 내놓을 것이 없는 상태에서 무한정 재협상만 요구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촛불시위 동력이 떨어진 데다 국회에서 야당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여론도 상당한 부담”이라고 말했다.

추가 협상에도 불구하고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안전성이 완전히 담보되지 않았을 경우 지도부가 반발을 무릅쓰고 등원 결정을 할 수 있느냐는 반론도 있다. ‘등원론’을 강력히 주장하는 손학규 대표는 원외인 데다 임기도 2주 정도밖에 남지 않아 강한 지도력을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가축법 개정 특위를 구성해 한나라당과 논의를 계속하는 선에서 등원을 해야 한다’는 절충안도 거론되고 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영상 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전영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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