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8년 4월 23일 03시 01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나이트호크(F-117A)와 함께했던 가장 화려한 순간은 지난해 북한 상공에서 독재자 김정일 정권을 상대로 공중 무력시위를 했던 일이었다.’
21일 미국 공군의 원조 스텔스기 F-117A의 마지막 퇴역 비행에 나선 마이클 드리스콜 대위는 에어포스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F-117A를 떠나보낸다는 것이 무척 슬프다”며 이같이 회고했다.
F-117A 1개 대대는 지난해 1월부터 4개월 동안 군산의 주한 미 공군기지에 머물며 한반도의 다양한 기상조건과 지형 숙지 훈련을 한 바 있다. 그 기간 중 3월엔 한미 연합전시증원(RSOI)연습에도 참여했다.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기인 F-117A는 21일 비행을 마지막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미 공군은 F-117A가 이날 뉴멕시코 주 홀로먼 공군기지에서 퇴역식을 한 뒤 네바다 주 넬리스 공군기지 북쪽의 토노파 비행실험장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모든 임무가 해제된 F-117A는 미군 비밀군용기의 요람이자 장례식장으로 불리는 토노파에서 날개가 분리된 채 영구 보존된다.
F-117A의 빈 자리는 초음속 기동능력이 있는 최신예 스텔스기 F-22(일명 랩터)가 맡는다.
F-117A는 베트남전쟁이 끝나기 1년 전인 1974년 미 공군이 대공포나 지대공미사일 등 항공기에 대한 위협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공격기를 구상하면서 록히드사의 전설적인 항공기 개발팀 ‘스컹크 워크스팀’에 의해 개발이 시작됐다.
스컹크 워크스팀은 적의 레이더가 발사한 신호를 반사하는 모든 각을 없애는 기체 개발에 착수했으며 여러 개발단계를 거쳐 1981년 첫 시험비행을 실시했고 1982년에 첫 야간비행도 성공했다.
F-117A는 1989년 파나마의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가 축출작전에 처음으로 실전 투입됐고, 1991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에 대응한 ‘사막의 폭풍’ 작전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그러나 1999년 코소보전쟁에선 1대가 격추되는 불명예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에어포스타임스는 F-117A에 대해 “영화 ‘스타워즈’의 다스베이더가 풍기던 검은빛의 미적 감각에다 은신의 귀재 닌자(忍者)라는 평판을 한 몸에 받았다”고 헌사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