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원-자문위원 9명 강화도서 집단향응 파문

  • 입력 2008년 2월 19일 02시 59분


인천시-강화군서 접대… 李위원장, 2명 사표수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수위원과 자문위원 등이 인천시와 강화군으로부터 식사대접과 선물을 받았다는 주장이 나와 물의를 빚고 있다.

인수위는 18일 인천의 지방일간지가 이 사실을 보도하자 국민에게 바로 사과했다.

식사자리에 참석했던 허중수(인수위원) 기후변화 및 에너지 태스크포스 팀장과 자리를 마련한 박창호(재능대 교수·인천시장 특별보좌관) 자문위원은 이날 이경숙 위원장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이 위원장은 사표를 즉각 수리했다. 나머지 인수위 자문위원 7명은 박 교수가 개인적으로 마련한 자리로 알고 갔기 때문에 경고를 받는 데 그쳤다.

인수위는 박 교수가 평소 알고 지내던 교수 등 지인들과 함께 15일 인천 강화군 강화읍의 A음식점에서 4인분 기준으로 16만 원짜리 장어요리를 먹었다고 설명했다.

식사에는 모두 32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다른 일행은 박 교수와 친분이 있는 학계 인사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은 인천시 간부 3명과 함께 찾아 온 강화군수에게서 강화도 특산물인 순무김치와 쑥환(2만∼3만 원 상당)을 선물로 받았다. 교통편(버스)은 인천시가 제공했다.

인수위는 박 교수가 자신의 신용카드로 식사비 189만 원을 계산하려 했으나 한도 초과로 나오자 식당에 인천시 카드번호만 등록한 뒤 다음 날 자신이 소속된 학회의 카드로 정산한 것으로 파악했다. 인천시로부터 식사를 제공받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 위원장은 “정권 출범을 코앞에 두고 이런 일이 생겨 국민에게 부끄럽고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통합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새 정부가 시작부터 권력 말기 증상을 보이고 있다. 언론 사찰, 권력 남용, 향응 접대의 구태정치 3박자를 고루 갖춘 인수위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박경모 기자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인천=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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