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작권 전환 신축적 진행 공감”

  • 입력 2008년 1월 28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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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정몽준 의원(가운데)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미국 특사단장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한 뒤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가운데)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미국 특사단장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한 뒤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국회사진기자단
■ 방미특사단 어제 귀국

게이츠 국방 ‘필요조건 맞춰 이양’ 동감 표시

“통일부 폐지 민족중심외교 변화 신호냐” 촉각

美경제계선 한일관계 개선에도 지대한 관심

미국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23일(현지 시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특사단을 만났을 때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계획을 신축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특사단의 의견에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사단의 일원이었던 연세대 김우상 교수는 “특사단은 게이츠 장관에게 ‘(전시작전권 이양과 관련해) 양국의 합의는 존중하지만 그 이행은 취지와 필요조건 등에 맞게 이뤄져야 한다’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사단은 전시작전권 전환의 조건으로 ‘한반도 안보 상황에 대한 면밀한 검토 작업과 함께 이뤄져야 하고 전쟁억지력을 감소시키지 않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할 것’과 ‘전시작전권 이양이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주거나 오판하게 하는 요인을 제공해서는 안 될 것’을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게이츠 장관은 “I cannot agree more with you(당신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서로 상황을 관심 있게 예의주시하자”고 응답했다고 김 교수는 전했다.

특사단 내에서는 이번 면담에서 전시작전권 전환 시기와 관련해 여러 상황을 고려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는 평가다. 한미 양국은 2012년 전시작전권을 한국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한편 방미 특사단은 일주일간의 미국 방문을 마치고 27일 귀국했다.

특사단은 조만간 이 당선인에게 방미 내용을 보고할 예정이며 그 보고에는 첫 한미 정상회담 관련 의제로 합의한 ‘한미동맹미래비전’(가칭)에 대한 내용이 자세히 들어갈 예정이다.

한 특사단 관계자는 “정상회담의 의제로 합의한 ‘한미동맹미래비전’에 대해 미 정부 고위급 관계자와 만날 때마다 대부분 이야기를 나눴다. 양국 정상이 만났을 때 ‘statement(선언)’ 형식으로 미래비전을 발표할 수 있도록 곧 실무진이 협상을 시작할 것이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나 학계의 주요 인사들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정부조직개편안 중 통일부 폐지에 큰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특사단의 한 관계자는 “미국 관계자들은 ‘통일부를 폐지한 것이 지난 정부에서 추진한 ‘민족중심’의 외교 정책을 바꾸는 것 아니냐’며 기대 섞인 해석을 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특사단은 “통일부는 폐지된 것이 아니라 외교통상부와 합쳐진 것이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미 경제계 인사들은 특사단과의 간담회 때 한미관계 못지않게 한일관계의 개선 의지에 대해 자세하게 물어봤으며 특사단도 한미일 삼각동맹 연합체 복원 등 한일관계 개선에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특사단은 방미 기간 중 하루에 7∼9차례의 빡빡한 공식 일정을 진행하며 강행군했다. 특사단장인 정몽준 의원은 기본 일정 외에도 폴 울포위츠 전 세계은행 총재, 박윤식 조지워싱턴대 교수,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변호사 등을 비공식으로 만나 한국에 대한 미 정관계의 분위기와 부시 대통령을 만났을 때 유의점 등 조언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원은 방미 귀국 소감을 묻는 질문에 “한미 동맹 강화를 희망하는 이 당선인의 의지가 충분히 전달됐으며 미국과 특사단의 만남 자체가 양국 우호 증진에 도움이 될 것이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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