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프렌들리는 勞도 포함된 개념”

  • 입력 2008년 1월 24일 03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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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23일 오후 지난 대선 때 정책연대를 선언했던 한국노총을 방문해 노동계 현안을 논의했다. 오른쪽은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 왼쪽은 김형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 전영한 기자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23일 오후 지난 대선 때 정책연대를 선언했던 한국노총을 방문해 노동계 현안을 논의했다. 오른쪽은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 왼쪽은 김형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 전영한 기자
李당선인 한국노총 방문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23일 “비즈니스 프렌들리(business-friendly·기업친화적)라는 말에는 노동자와 기업인이 함께 들어가 있다. 노동자 없는 기업은 없고 기업인 없는 비즈니스는 없다”고 밝혔다.

이 당선인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을 방문해 이용득 위원장 등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노총과 정례정책협의회 개최를 검토하기로 하는 등 경제회복을 위한 노동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이 당선인은 29일에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도 방문할 예정이다.

○ “비즈니스맨 프렌들리가 아니다”

이 당선인은 새 정부가 재계 친화적이라는 세간의 지적을 의식한 듯 “분명히 말하지만 비즈니스 프렌들리는 비즈니스맨 프렌들리(businessman-friendly·기업인 친화적)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당선된 이후에 기업인을 (먼저) 찾아갔다. 거기 가서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부가 되겠다’고 얘기해서 섭섭한 생각을 가진 분도 있다고 알고 있다”며 “비즈니스 프렌들리에는 노사가 다 들어 있는데 조금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특히 대선 기간 중 한국노총이 한나라당을 지지한 덕에 큰 표 차로 승리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우군’으로서 자신의 정책과 행보를 이해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여러분과 저희는 정책연대를 했고 공식적으로 선거운동을 함께했던 조직이다. (제가) 부탁을 해도 기업에 먼저 가서 하는 게 맞다. 손님(기업)을 맞아서 잘해 달라고 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 “생산성 높여야 위기 극복”

이 당선인은 최근 금융시장의 불안 등 불리한 경제 여건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노동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했다.

그는 “세계 경제가 굉장히 어렵다. 기름값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가는데 얼마 있지 않으면 120달러가 될 것”이라며 “우리같이 (원자재를) 100%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는 상당히 힘들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는 길은 노사가 힘을 합치는 것이다. 이것만이 어려운 여건을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덧붙였다.

이 당선인은 고용 창출과 관련해 “기존의 일자리를 유지하려면 기업이 성장을 해야 한다. 기업을 다 합치면 300만(개)인데 어렵다고 해서 한 기업에서 한 사람만 내보내면 300만(명)이 일자리를 잃는다”고 말했다.

또 “그래도 어려움을 극복하고 두 곳에서 한 사람만 채용해도 150만(명)을 고용할 수 있다”며 “기업도 투명한 경영을 해야 하지만 우리 노동자들도 적어도 10%, 20% 생산성을 향상해야 한다. 원가가 10% 오르더라도 생산성만 향상시키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에 대해 이용득 위원장은 △청와대를 포함한 정부와 한국노총이 참여하는 분기별 고위정책협의회 구성 △한나라당 정책조정위원장과 한국노총 사무총장 등 실무급이 참여하는 정책협의회 구성 등을 제안했고 이 당선인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날 간담회는 이 당선인이 차기 위원장으로 단독 입후보한 장석춘 전국금속노련위원장을 거론하며 “우리는 경선하고 본선하고 이렇게 어려웠는데 어떻게 쉽게 단일후보가 됐느냐”고 농담을 건네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 동아일보 사진부 전영한기자


▲ 동아일보 사진부 전영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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