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욱 인수위 TF팀장 “새만금 이렇게 개발한다”

  • 입력 2008년 1월 22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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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새만금태스크포스(TF) 사무실에서 강현욱 새만금TF팀장이 16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에게 보고한 새만금 개발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새만금태스크포스(TF) 사무실에서 강현욱 새만금TF팀장이 16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에게 보고한 새만금 개발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서울 여의도 면적의 100배, 새로운 땅 2만8300ha에 대한 개발 구상이 이뤄지는 장소는 30m² 남짓한 컨테이너 사무실이었다.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교육과정평가원 4층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가경쟁력강화특위 새만금태스크포스(TF) 사무실에서 강현욱 TF팀장은 이명박 당선인에게 16일 보고한 새만금TF의 개발 구상을 기자에게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농림수산부 및 환경부 장관과 전북지사를 지낸 강 팀장은 새만금 개발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도 “우리는 그렇게 보고를 한 것이고, 모든 것은 당선인이 새 정부에서 결정할 것”이라며 자신의 역할에 선을 그었다.

강 팀장은 중국을 대상으로 하는 수요 창출과 철저한 환경대책을 강조했지만 여전히 환경단체와 일부 경제학자는 새만금 사업의 현실성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 국제공항 건설도 추진

새만금TF는 그동안 중단돼 있던 고군산 군도에 새만금 신항 건설을 착수키로 했다. 새만금에 26선석 규모의 신항만을 건설하는 방안은 과거 실시설계까지 진행됐으나 외환위기로 무산된 뒤 해양수산부의 ‘중장기 항만계획’에 포함되지 않아 몇 년 동안 표류됐다.

고군산 군도는 수심이 25m로, 이곳에 항구가 생긴다면 30만 t급 대형 선박이 들어올 수 있는 국내의 유일한 항구가 되는 유리한 입지가 있다. 또 개발되지 않은 국가 소유의 배후지가 거의 무제한으로 펼쳐져 있는 점도 장점이다.

하지만 물류전문가들은 “동북아 허브항을 외친 인근 광양항도 배가 잘 들어오지 않는 현실에서 새만금 신항이 어느 정도 물류수요를 창출해 낼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이 당선인에게 보고한 새만금 장기개발계획에는 국제공항 건설도 포함돼 있다. 건설 터를 구체적으로 정하지는 않았지만 공항 건설의 필요성에 대해 보고했으며, 당선인도 “국제도시를 만들면서 공항이 없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공감을 표했다는 것.

○ “매립 비용 크게 줄일 수 있어”

그동안 ‘새만금을 매립할 토사는 어디서 조달하느냐’는 문제는 반대론자들이 일관되게 지적해 왔다. 새만금 매립에 필요한 약 3억 m³의 토사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3조6000억∼6조 원의 규모여서 현실성이 없고, 이 토사를 구하기 위해 산을 깎거나 갯벌을 파헤치면 환경오염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강 팀장은 금강 하구의 토사를 이용해 새만금을 매립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강 팀장은 “토사가 1년에 30∼40cm씩 쌓이는데 그걸 그냥 놔두는 게 생태계 보호냐. 원래 모습을 보전하려면 흙을 덜어내 줘야 한다”며 금강 토사 채취로 인한 환경 파괴 주장을 일축했다. 이 토사를 이용하면 새만금 매립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 하지만 환경단체 측이 이 안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새만금 매립과 개발은 민간 자본이 투자하겠다는 곳에 먼저 이뤄진다. 난개발이 되지 않도록 새만금 전체에 대한 큰 청사진은 그려 놓되, 공사비를 먼저 회수할 수 있거나 투자자가 많이 나타나는 곳을 먼저 매립하고 개발한다는 원칙이다.

이미 물막이공사로 인해 땅이 드러나고 있는 지역은 염분이 어느 정도 빠지고 산업단지로 개발이 이뤄지기 전까지 바이오 에너지 원료로 최근 각광 받고 있는 옥수수와 유채 등을 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 “환경대책은 철저히 하겠다”

새만금TF는 또 이번 당선인 보고 때 만경·동진강으로 유입되는 오염원을 차단하는 대책을 세워 보고했다. 특히 새만금의 가장 심각한 오염원이 되고 있는 전북 익산 왕궁축산단지에 대해서는 단지 자체를 오폐수를 아예 단지 바깥으로 배출하지 않는 무방류 시설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전북 군산·익산·전주 등에서 만경강으로 유입되는 일반 생활하수는 현재 건설 중인 하수종말처리장 27곳이 가동되는 2010년이 되면 문제가 없어질 것이라는 게 강 팀장의 주장. 이들 하수처리장의 방류 수질을 전국 일반 하천 수질 수준으로 떨어뜨린다는 것.

강 팀장은 “당선인이 몇 차례나 환경 문제를 강조했다. 이에 대해 ‘내가 환경부 장관 출신이다. 2010년까지 환경 문제를 확실히 끝낸다고 발표해도 좋다’고 보고했으며, 당선인도 공감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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