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청와대서 이명박 당선시키려 작정했나”

  • 입력 2007년 9월 7일 03시 01분


대통합민주신당 예비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6일 청와대가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기로 한 데 대해 “이명박을 당선시키려 작정을 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손 전 지사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청와대가 고소한다는데 집이 고소하는 것인가. 대통령이나 비서실 이름으로 고소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게 웃기는 정치라는 거다. 대통령이 할 일을 해야지, 날밤 새워 대통령 장관 할 것 없이 고소나 하고 있다. 야당 후보가 선거 때 비난하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손 전 지사는 “대통령은 앞으로 ‘범여권’이란 말을 쓰지 말라고 하라”며 “무슨 범여권 어쩌고 하면서 범여권이 경선하는 날 교란시키느냐”라고 말했다. 자신이 1위를 차지한 5일 대통합민주신당 예비경선일에 청와대가 이 후보에 대한 고소 방침을 밝혀 여론의 관심이 ‘청와대와 이명박’으로 쏠린 데 대한 불만을 터뜨린 것.

그는 “고소하려면 오늘(6일) 하든지, 청와대가 그렇게 할 일이 없느냐. 이명박 당선시키려고…”라고도 말했다.


▲ 촬영 : 동아일보 사진부 김동주 기자

예비경선에서 박빙으로 2위가 된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도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노 대통령의 대선 개입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이 (대선) 엄정 중립을 강조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한 번 더 분명하게 엄정 중립을 공개 표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 전 의장은 또 K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엄정 중립을 얘기했고, 엄정 중립이어야 맞다. 그런데 그 밑에 참모라는 사람들이 대통령 보좌를 잘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참여정부평가포럼”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측근인 안희정 참평포럼 집행위원장이 최근 이해찬 전 국무총리 지지 의사를 밝힌 데 대한 비판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청와대는 두 사람의 비판에 대해 공식 언급을 하지 않았다.

김정섭 청와대 부대변인은 “청와대가 언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청와대 관계자는 “모든 걸 자기 선거의 유불리로만 판단하는 근시안이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한나라당을 탈당한 지 몇 달 되지도 않았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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