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다시 '3당체제'로

  • 입력 2007년 8월 3일 17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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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세력이 당분간 (가칭)대통합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 통합민주당 등 3당이 정립(鼎立)하는 구도를 유지하게 될 전망이다.

김한길 그룹이 3일 오전 모임을 갖고 통합민주당을 집단탈당해 5일 출범하는 대통합민주신당(약칭 민주신당)에 합류하기로 결의했다. 그러나 신국환 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반쪽 통합'에 합류하지 않겠다"며 잔류를 선언했고 외국 방문 중인 변재일 의원은 입장표명을 유보해 현재까지 탈당의사가 확인된 의원은 모두 18명이다.

이에 따라 민주신당은 최소한 84석의 원내 제2당으로 출발하게 됐고, 열린우리당은 58석을 유지하고 있으며, 통합민주당은 김한길 그룹의 이탈로 10석으로 줄어들게 됐다.

범여권 세력이 올해 초 '열린우리당-통합신당(김한길 그룹)-민주당'의 3당 체제로 나뉘었다가, 민주당과 통합신당의 소통합으로 '열린우리당-통합민주당' 등 양당 체제로 변했고, 다시 '민주신당-열린우리당-통합민주당'의 3당 체제로 복귀한 셈이다.

이같은 복잡한 변화가 발생한 것은 올해 2월초 집단탈당한 김한길 그룹이 민주당과 소통합을 했다가 열린우리당 탈당그룹이 주축인 민주신당에 합류하는 등 여러 차례 변신을 거쳤기 때문이다.

범여권 세력은 여전히 '대통합'을 주장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제각기 진지를 구축하고 독자적인 대선후보 경선을 치르는 쪽으로 갈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신당이 비노(非盧) 성향 주자들을 중심으로 경선리그를 형성하는 과정에 있다면, 열린우리당은 친노(親盧) 성향 주자들이 모여 있고, 통합민주당은 반노(反盧) 성향 주자들이 모여 독자경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다.

열린우리당 탈당그룹과 손학규 전 경기지사 지지조직, 시민사회세력이 결합한 신당에는 손학규 전 지사,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천정배 의원 등 비노 주자들이 중심이 돼 여타 주자들의 합류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열린우리당에 포진한 이해찬 한명숙 전 총리, 김혁규 의원, 신기남 전 의장, 유시민 전 보건복지 장관, 김두관 전 행자부장관 등 예비주자들은 신당과의 통합 리그를 추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통합협상 과정에서 강경 친노그룹이 당 사수를 주장하고 나설 경우 독자리그가 이뤄질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열린우리당 소속 친노주자들은 최근 손학규 정동영 천정배 예비후보들이 참석한 범여 핵심 6인 회동에서 민주당과의 선(先)통합을 추진하겠다는 취지의 합의를 내놓은 데 대한 항의표시로 이날 신당의 부산시당 창당대회에 불참하고 한명숙 전 총리가 주관하는 모바일투표 시연회에 참석하는 등 반발 기류가 심상치 않다.

통합민주당에는 조순형 이인제 신국환 의원, 김영환 전 과기부장관 등이 포진하고 있고, 김민석 전 의원이 가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독자경선에 반대하는 추미애 전 의원은 이달 중순 탈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돈다.

통합민주당은 이날 오후 중도개혁 대통합 결의대회를 통해 "신당이 열린우리당과의 당 대 당 통합을 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하면 대통합에 합류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내부 결속을 다진다.

이처럼 범여권의 3당 정립체제가 장기화될 지 여부는 신당이 창당대회를 치른 뒤 공식 의결기구를 통해 열린우리당과의 당 대 당 통합 문제를 어떻게 가닥을 잡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신당이 통합민주당 박상천 대표의 요구를 받아들여 열린우리당과 당 대 당 통합을 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하고 통합민주당이 합류하게 되면 범여권은 '신당-열린우리당' 양당체제로 다시 변하게 되며, 반대로 신당이 열린우리당과 당 대 당 통합을 추진하는 경우 '신당-통합민주당'의 양당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가능성은 낮지만 신당이 독자노선을 택하게 되면 범여권 3당 체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범여권이 어떤 경로를 택하든 대선에 임박한 시점에 이르러 막판 후보단일화 시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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