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훈련 현장

  • 입력 2007년 3월 23일 03시 02분


코멘트
군단급 FTX훈련은 한미 연합으로 열리던 팀스피리트 연습이 1994년 중단되자 이듬해부터 한국군 단독으로 전개한 쌍방기동 훈련이다.

군단(사단 3개로 편성) 2개가 서로 대항하며 경기 이천시와 여주군 일대에서 남한강을 사이에 두고 청군과 황군으로 나뉘어 공격과 수비를 한 차례씩 펼쳤다.

청군의 공격 훈련이 개시된 19일 오전 4시.

전날 밤부터 적진에 침투한 특수부대원들이 무선통신기와 GPS를 이용해 적인 황군의 전차, 포병 등 주력부대의 정확한 위치를 알려오기 시작했다.

무인정찰기가 보내온 정보와 특수부대원들이 알려온 정보가 종합돼 빔프로젝트로 보여지는 디지틀 작전 상황도에는 하나 둘 씩 적인 황군의 주력부대의 위치와 전투력이 속속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군 주요 표적인 황군의 포병 부대 위치가 확인됐으니 포병연대는 즉각 공격하라"는 사단장의 지시가 떨어지자 인근 주둔지에서 같은 작전 상황도를 보던 포병연대장은 예하 부대에 이를 재 지시했고 곧바로 포격이 시작됐다.

실탄을 넣지 않을 뿐 심판 격인 통제관이 평가하는 가운데 포병들이 정해진 절차와 방위에 따라 포 사격을 실시한 것.

이어 공군의 지원으로 가상 폭격이 뒤를 이었다.

곧바로 전방 10여㎞ 아래에 배치되었던 보병 28연대와 해병 3연대는 산악행군이나 장갑차 등을 이용해 도하작전을 펼칠 수 있는 남한강변으로 행군해 나갔다.

두 연대는 예상보다 훨씬 이른 오전 10시경 도하작전을 펼칠 지점에 무사히 도착했다.

오후 1시 경 남한강변에 주둔하던 해병 3연대의 예하 중대에 포탄이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하자 해병대원들은 박격포와 소총 등 장비를 챙기고는 약 1㎞를 달려 후속 포격을 피했다.

이어 점령지 앞 야산 중턱에서 자신들의 위치를 GPS로 황군에 보고하던 특수부대원을 발견, 퇴로를 차단하고 생포해 포로수용소로 넘겼다.

자정이 되자 야음을 틈탄 28연대는 보트와 부교를 이용해 일제히 남한강을 건너 황군 진영 깊숙이 공격을 펼쳤다.

21일 새벽 2시 여주군 남한강변에 집결한 연대병력 2000여 명은 불빛하나 없는 강변에서 UH-60, CH-47등 헬기 50여 대에 나눠 타고 퇴각하는 적군을 섬멸하기 위해 강원도 횡성으로 날아갔다.

모든 병력이 어둠 속에서 헬기에 탑승하는데 걸린 시간은 30분.

28연대장 이성준 대령은 "우리나라는 강이 많아 도하작전 성공이 전투의 승리로 이어진다"며 "야간 헬기 강습 훈련은 위험하지만 실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라 지휘관과 장병들이 한데 뭉쳐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고 말했다.

대규모 훈련이라 직접적인 전투 뿐 아니라 보급과 통신 등 지원부대의 활동도 중요하다.

백마부대는 1만 여 명에 이르는 병력의 식사를 위해 주3회 야채와 고기, 곡식을 나눠주며 식중독 예방을 위해 철저한 검수과정을 거치고 있었다. 의무대 장교들은 김치의 산도(酸度)를 측정하고 야채와 고기류는 잘라내 색과 냄새에 이상이 없는 지 확인했다.

급식된 품목은 샘플을 채취, 보관해 식중독 발생시 원인을 빨리 찾을 수 있게 했다.

훈련 중에는 매 끼 육류가 제공됐지만 닭튀김이나 무생채 등 조리가 어렵거나 식중독 위험이 높은 생식 메뉴는 피하고 있었다.

어감이 좋지 않아 큰 훈련 중에는 '빵'을 지급하지 않는 것도 불문율이다.

첨단장비를 통한 지휘체계를 갖추도록 지원하는 통신부대는 민간의 통신업체와 비슷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A4 48장을 한번에 보내며 전화로도 사용할 수 있는 통신기는 중대급 부대까지 보급이 되어 있다.

대대장 이상의 지휘관 차량에는 무선전화와 무전기가 장착되어 있다.

각 부대들은 유선이나 무선망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음성과 데이터를 함께 전송하는 과정에서 도감청이 불가능하도록 암호화하는 장비를 갖췄다.

여주이천=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