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과 양자협상 용의 있다”

  • 입력 2007년 1월 19일 02시 59분


코멘트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폐기한다면 미국은 양자(兩者) 협상을 통해 북-미 관계 정상화를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크리스토퍼 힐(사진) 미 국무부 차관보가 밝혔다.

힐 차관보는 17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의 회담을 마친 뒤 특별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3일간 진행된 베를린 북-미 회동은 18일 종료됐다.

그는 “우리는 북한과 정상적인 관계를 수립하기를 기대하며 이는 양자 프로세스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힐 차관보는 “우리는 현재 6자회담 내에서 북한과 의견을 교환할 적절한 양자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고 강조해 이달에 6자회담이 재개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한국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북-미는 이번 베를린 회동에서 핵 동결 등 6자회담 ‘초기 이행조치’와 그에 상응하는 북-미 관계 정상화 논의에 대한 합의에는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미국에 대북 금융제재 해제 일정을 구체적으로 밝힐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힐 차관보의 북-미 양자 협상 관련 발언에 대해 18일자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관리가 공식적으로 양자 협상의 가능성을 강조하기는 처음”이라고 분석했다.

9·19 공동성명 문안을 만들 때도 미국 대표단이 ‘대화(dialogue)’라는 단어를 뺐다는 점을 감안하면 힐 차관보의 발언은 약간 진전된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의 전제가 북한의 비핵화 조치 이행이라는 점에서 미국의 태도에 근본적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

힐 차관보는 19일 방한해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 등을 만나 베를린 북-미 회동 내용을 설명하고 차기 6자회담 재개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