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피랍 근로자 모두 석방…9명 건강

  • 입력 2007년 1월 13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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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무장단체에 납치됐던 대우건설 직원 9명이 피랍 3일 만인 13일 오전(한국 시간) 석방됐다. 이문식(45) 차장 등 직원들의 건강 상태는 모두 양호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통상부는 이날 “12일 오후 6시에 협상을 시작해 13일 오전 납치된 직원들을 인도받아 헬기를 통해 나이지리아 서쪽 해안 지역인 와리로 이동 중”이라고 밝혔다.

무장단체가 요구한 석방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 차장 등 대우건설 직원 9명과 현지 고용인 1명은 10일 오후 12시 50분(현지 시간 오전 4시 50분) 나이지리아 남부 바옐사 주(州) 오구 지역의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현장 숙소에서 무장단체에 납치됐다.

대우건설은 이들을 납치한 무장단체가 11일 오후 3시경 접촉해 오자 곧바로 현지 주정부 인사 등으로 구성된 협상단을 파견해 직원들이 무사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옷과 음식 등을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 대우건설은 무장단체가 지난해 대우건설 직원 등 한국인 5명을 납치했다 41시간 만에 풀어준 니제르델타해방운동(MEND)에서 독립한 신생 조직임을 파악하고 MEND의 최고 지도자와 직접 접촉해 협조를 구했다.

MEND의 최고 지도자는 무장단체에 압력을 가해 자신이 정한 제3의 장소로 인질을 옮기게 해 최종 협상은 MEND를 상대로 진행됐다. MEND는 지난해 납치사건 이후 대우건설과 비공식적인 채널을 유지하고 있어 협상은 비교적 순조롭게 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루세군 오바산조 나이지리아 대통령도 이번 납치사건에 관심을 표명하고 직접 관여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바옐사 주정부가 적극적으로 협조한 것도 조기 석방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번 협상이 비교적 순조롭게 타결된 것은 나이지리아 정부의 협조 외에도 대우건설이 현지에 구축한 민간외교 채널을 효율적으로 가동한 덕”이라고 말했다.

피랍된 직원들은 그동안 TV와 선풍기가 갖춰진 곳에 분산 수용돼 있었으며 가혹행위 등은 없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건강검진을 마친 뒤 바로 귀국할 예정이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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