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내 임무가 미션 임파서블 안됐으면…”

  • 입력 2006년 12월 17일 20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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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언, 고언, 실언, 그리고 따끔한 풍자… 세계를 움직이는 인물들의 한마디는 시대를 짚어낼 수 있게 해주는 '풍향계'다. 2006년 세계인들의 입에 오르내린 주요 인사들의 발언을 모아본다.

▼정부는 국민에게 밤낮으로 거짓말만 했다 (쥬르차니 페렌츠 헝가리 총리, 5월 집권 사회당 비공식 당내 대회에서)=헝가리 정부의 경제 실정과 대국민 기만을 노골적으로 질타한 총리의 깜짝 발언이 유출되면서 5월 이후 헝가리 정국은 폭력 시위로 얼룩졌다. 개혁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계산된 행동이었다는 분석도 나왔지만, 헝가리는 이후 시위 정국과 그 후유증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갔다거나, 가지 않는다거나, 간다거나를 말하지 않기로 했다 (아베 신조 일본총리, 8월)=아베 총리는 취임 전 관방장관 시절인 8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관한 질문이 계속되자 이렇게 모호한 수사학으로 얼버무렸다. 최근 그의 지지율 하락도 이처럼 중요 현안에 대해 명백한 대답을 미루는 태도에 일본 국민들이 실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뉴욕에 올 때는 총리였지만, 돌아갈 때는 실업자다 (탁신 치나왓 전 태국 총리, 9월 19일 뉴욕 방문 중 쿠데타로 실각한 뒤)=그의 시각에서는 분명 '안방을 비운 틈'을 탄 비열한 책략이었다. 그러나 9월 뉴욕 방문 중 쿠데타로 권력을 상실했지만 탁신 전 총리는 낙관적 자세를 잃지 않은 듯한 말로 스스로의 처지를 위로했다. 그는 최근 홍콩을 깜짝 방문하는 등 행보의 폭을 넓히고 있다. 귀국을 위한 포석일까.

▼공부 안 하면 이라크에 파병돼 고생하게 된다 (존 케리 미 상원의원, 11월 7일 중간선거 지원유세 중)=어느 나라에나 '도움 안 되는' 지원유세가 있기 마련인 것일까.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정책 실패를 비꼰 이 말은 '장병들에 대한 인신모독'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차기 대선에서 대권 재도전을 노려온 케리 의원도 자신의 '입' 때문에 '일단' 발목이 잡혔다.

▼물리학도로서 나는 날개가 있으면 날 수 있다고 말한다. 정치가로서 나는 각각의 날개가 협력해야만 날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11월 27일 기민당 전당대회에서)=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탁월한 조정자'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메르켈 총리가 당원들에게 단합을 위한 고언을 내놓았다. 총리 취임이후 지지율 하락으로 고심해온 그로서는 당내 '분파주의' 극복이 시급한 과제였을 것이다.

▼내 임무는 유엔에 대한, 혹은 회원국과 사무국간 신뢰 회복 작전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이 임무가 '미션 임파서블'이 아니기를 희망한다. (반기문 차기 유엔 사무총장, 12월 14일 취임선서식 직후)=내년 1월 1일 공식적으로 임기를 시작하는 반기문 차기 사무총장에게는 비효율적인 사무국의 개혁이라는 긴급하고 어려운 과제가 놓여있다. '기구만 방대하고 하는 일이 없다'는 회원국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서다.

특파원·외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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