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DY-GT 공조 균열 조짐

  • 입력 2006년 8월 8일 15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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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내 김근태(GT) 의장과 정동영(DY) 전 의장계간의 암묵적 공조 체제에 미묘한 난기류가 조성되고 있다.

정 전 의장의 핵심 측근인 양기대 수석부대변인이 8일 '의원면직' 형식으로 사실상 '해임'됐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의 DY 측과 GT 측은 이번 인사의 적절성 여부를 놓고 감정싸움을 벌이는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GT 측은 "당 운영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 의장과 긴밀히 의사소통을 할 사람이 필요하다"며 교체 불가피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DY 측은 "김 의장이 자기 사람을 앉히기 위해 정치 도의에 어긋나는 인사를 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언론인 출신인 양 부대변인(44)의 후임에 김 의장의 측근으로 인천시 남구청장을 지낸 박우섭 비서실 부실장(51)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DY 측의 한 핵심인사는 "지금은 계파를 초월해서 DY계와 GT계가 협력해서 당을 이끌어가야 하는 상황인데도 자파 사람을 심기위해 이런 인사를 하는 것은 서로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독일에 체류 중인 정 전 의장도 인사 내용을 보고 받고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김한길 원내대표와 박명광 비서실장 등 정 전 의장과 가까운 인사들도 김 의장에게 직접 재고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GT 측은 "정무직 수석대변인 인사도 의장이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말이냐"며 못마땅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GT 측 핵심 당직자는 "당의장이 바뀌면 의장과 정치적 생명을 같이 하는 사람들도 함께 하는 것이 인사의 원칙이자 관례였다"며 "본인의 의사와 정 전 의장 측 일부 사람들의 의견도 사전에 경청해 인사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처럼 수석부대변인 인사를 놓고 당내 갈등 양상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자 우상호 대변인은 "최근 '문재인 불가론' 파문 등 의장의 대언론 관계에 문제가 있어 의장과 소통이 잘 되는 인사를 상근 수석부대변인으로 앉혀야 할 필요성 때문에 하게 된 인사일 뿐"이라며 "일부에서 인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 상황일 뿐 계파간 갈등까지는 아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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