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리 ‘3·1절 골프’ 파문] 李총리 釜山인연과 인맥

  • 입력 2006년 3월 7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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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와 부산지역 기업인들의 ‘3·1절 골프 파문’을 계기로 이 총리의 부산 인맥이 관심을 끌고 있다.

▽처가가 부산에서 큰 회사 운영=이 총리 장인인 김모 씨는 부산에서 가장 큰 택시회사를 수십 년간 운영하다 2002년 세상을 떠났다.

큰아들이자 이 총리의 손위 처남인 A(62) 씨가 회사를 물려받았다. 이 회사는 현재 219대의 택시를 보유해 부산지역 99개 택시업체 중 10위권 안에 든다.

A 씨의 부인인 B 씨도 부산에서 다른 택시회사(219대 보유)를 운영 중이다. 이 총리가 1일 골프 회동 직후 문병을 했다는 장모(84)는 부산 동래구의 아파트에 산다.

A 씨는 지난해 4월 부산상공회의소 임원이 됐다. 또 이 총리와 한 조가 돼 골프를 친 K 씨는 전 부산상의 회장이고 Y 씨는 상의 회원이다. 다른 조에서 골프를 친 S 씨는 부산상의 회장 내정자이며 L 씨도 상의 회원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이 총리가 부산에서 사업을 한 장인과 가까이 지냈던 사업가들을 한 다리 건너 아는 사이”라고 전했다.

▽대선 때 부산지역 맡아=이 총리는 2002년 대선 때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부산 유세에 참여했다. 이때 부산 출신인 이 총리의 부인 김정옥(金貞玉) 씨는 역시 부산 출신인 신기남(辛基南) 의원의 부인과 함께 노 후보의 부인인 권양숙(權良淑) 여사를 자주 수행했다.

부산 출신의 한 의원은 “어느 지역이나 마찬가지지만 부산에도 돈 좀 있고 권력에 기대 보려는 사람들이 있는데 골프 멤버에도 그런 사람이 있다. 문민정부 때는 김영삼(金泳三) 대통령 쪽에 붙었다가 국민의 정부 때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붙었던 사람”이라고 전했다.

이 총리는 대선 당시 “장인이 운영하던 택시회사가 한때는 부산에서 가장 컸는데 운동권 사위를 둔 죄로 핍박을 받아 타격을 입었다” “결혼 때 처가에서 ‘백수’와의 결혼을 반대해 결혼 뒤 한동안 아내가 친정과 의절하다시피 했다”고 털어놓았다.

▽재산 논란도 처가와 관련=이 총리는 총리가 되기 전 “장인이 돌아가셨는데 재산이 하도 많고 다 찾을 수가 없어 국세청에 의뢰했더니 금방 (재산 내용을) 뽑아 주더라. 집사람이 상속도 받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재산 등록 때 신고한 2억250여만 원 짜리 골프회원권은 그가 장인에게서 물려받은 유산으로 마련했다. 야당 의원들은 2004년 이 총리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때 이 부분을 거론했다.

이 총리는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 “장인이 건강을 위해 회원권을 구입하라는 유지가 있어 배우자의 상속 재산으로 구입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부인이 매입한 경기 안산시 대부도 땅이 투기 의혹 논란을 빚자 이 총리는 땅 구입비 1억6500만 원의 출처에 대해 “아내가 장인에게서 상속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총리는 지난달 28일 공개된 재산등록 명세에서 전 재산이 7억4891만 원이라고 밝혔다.

▽‘27회(이칠회)’와도 친분 있나=이번 골프파문을 계기로 부산 지역 유력 기업인들로 구성된 ‘27회’도 주목받고 있다.

이 모임은 이 총리가 2004년 6월 총리에 임명된 뒤 부산 지역 기업인들과 골프를 했을 때 당시 참석자들의 주도로 결성됐다는 것. 골프를 한 날짜가 27일이었기 때문에 명칭을 ‘27회’로 정했다고 한다. 일부 참석자는 회원을 27명으로 늘려 ‘27인회’로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으나 실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회원은 10여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소식에 밝은 한 소식통은 6일 “지방선거를 위해 사퇴한 전직 장관의 친형과 사돈도 멤버”라며 “3·1절 골프 회동에 참석한 P 씨가 좌장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총리 지지 모임이란 관측도 있지만 부산 지역의 한 기업인은 “사업 목적으로 ‘실세 총리’에게 선을 대기 위해 만든 모임인 것 같다”고 부인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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