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정부 언론사 세무조사때 23개사 社主등 도청

입력 2005-12-15 03:03수정 2009-09-30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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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 정부 시절인 2001년 국세청의 언론사 세무조사 당시 국가정보원이 중앙언론사 23개사의 사주와 간부 등을 광범위하게 도청했다는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확인됐다.

또 김영삼(金泳三) 정부 시절 김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金賢哲) 씨와 이원종(李源宗)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국가안전기획부 비밀도청 조직 미림팀의 도청 정보를 보고받고 이를 정치에 이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은 올해 7월 25일부터 143일 동안 진행된 도청 사건 수사를 마무리하고 이런 내용이 포함된 ‘안기부·국정원 도청 사건 중간수사 결과’를 14일 오후 발표했다.

검찰은 2001년 김대중 정부가 언론사 세무조사를 실시할 당시 국정원이 중앙언론사 23개사의 사주와 주요 간부들을 도청했다는 진술을 국정원 직원들에게서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도청 대상자 등이 특정되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임동원(林東源), 신건(辛建) 전 국정원장 등 관련자의 공소 사실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대중 정부 시절 국정원이 도청한 주요 인사 1800여 명은 정치인(55%), 언론인(15%), 경제인(15%), 고위 공직자(5%), 시민사회단체 간부(5%), 노조 간부(5%) 등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또 문민정부 시절 김영삼 대통령이 안기부장에게서 받은 주례보고서 내용에 미림팀이 도청한 정보가 포함됐다고 밝혔다.

검찰이 압수한 미림팀 도청 테이프 274개와 녹취보고서에 등장하는 도청 피해자는 총 646명인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정치인 273명, 고위 공무원 84명, 언론계 75명, 재계 57명, 법조계 27명, 학계 26명, 기타 104명이다.

전 미림팀장 공운영(孔運泳·구속 기소) 씨는 1994년부터 1997년까지 1000여 회에 걸쳐 도청을 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1997년 대선 때 삼성그룹이 정치권에 불법 자금을 제공한 것과 관련해 고발된 이건희(李健熙) 삼성그룹 회장과 홍석현(洪錫炫) 전 주미대사, 이학수(李鶴洙)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장 등에 대해 이들이 제공한 돈의 대가성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은 도청 테이프를 건네받아 보도한 MBC 이상호(李相澔) 기자와 도청 테이프 내용 전문을 게재한 김연광(金演光) 월간조선 편집장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전현직 검찰 고위 간부들이 1997년 삼성그룹에서 명절 떡값 명목으로 돈을 받았다는 고발 사건에 대해 검찰은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 데다 고발 내용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공소시효가 완성돼 처벌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도청 테이프 내용 수사와 관련해 검찰은 “범죄 행위의 결과물을 이용해 범죄의 피해자를 수사하는 것은 불법 행위를 정당화하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수사할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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