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급회담]“동지, 먼길 오셨습니다” 鄭통일 이례적 인사

  • 입력 2005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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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건배13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7차 남북장관급회담 환영만찬에서 이해찬 국무총리(가운데)와 정동영 통일부 장관(오른쪽), 권호웅 북한 내각책임참사가 건배하고 있다. 서귀포=강병기 기자
남북 건배
13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7차 남북장관급회담 환영만찬에서 이해찬 국무총리(가운데)와 정동영 통일부 장관(오른쪽), 권호웅 북한 내각책임참사가 건배하고 있다. 서귀포=강병기 기자
제17차 남북장관급회담이 13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호텔에서 개막됐다.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후 3시 반 호텔에 도착한 북측 대표단을 맞았다. 정 장관은 맹경일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참사 등에게 이례적으로 ‘동지’라는 호칭을 사용하며 친근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어 오후 6시 이 호텔 크리스털볼룸에서 열린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 주최 만찬에서 북측 대표단장인 권호웅(權浩雄) 내각책임참사는 만찬사를 통해 “북측 대표단은 이번 회담에서 뜻 깊은 새해 선물이 마련되도록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리도 만찬사에서 “우리 현대사에서 가장 큰 아픔(제주 4·3사건)을 겪었던 곳에서 민족화해와 교류, 공존의 장이 마련된 게 뜻이 깊다”며 “희망을 얘기하는 회담이 되도록 하자”고 말했다.

눈 속 시위
13일 남북장관급회담이 열린 제주 서귀포시 롯데호텔 부근에서 납북자가족모임 회원들이 납북자의 송환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려다 경찰에 저지당하자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서귀포=강병기 기자

이날 만찬에는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수석대표인 송민순(宋旻淳) 외교통상부 차관보와 이종석(李鍾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도 참석했다.

송 차관보는 만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측에서 지금 상황에서는 (제주도에서 개최를 추진 중인 6자회담 참가국 수석대표 비공식 회담에) 오기 힘들다는 반응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은 16일까지 계속된다.

한편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崔成龍) 대표와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都希侖) 사무총장 등 10여 명은 이날 오후 호텔 입구 주변에서 납북자와 국군포로의 송환 문제를 남북장관급회담의 의제로 다뤄 줄 것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성명을 내고 “납북자 및 국군포로 송환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다면 이번 남북장관급회담은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겉치레 의전 행사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북측 대표단의 도착에 맞춰 호텔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의 제지를 받자 인근 잔디밭으로 옮겨 납북 가족을 위한 위령제를 지냈다. 이날 위령제에는 중국으로 탈북했다가 지난해 말 북송된 국군포로 한만택(72) 씨의 가족도 참여했다.

서귀포=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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