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노동당창건일 행사 南측 초청 돌연 취소

  • 입력 2005년 10월 7일 03시 06분


코멘트
북한 조선노동당 창건 60돌 기념행사에 남측 민간대표단을 초청했던 북측이 돌연 초청을 취소했다.

정부 당국자는 5일 “북한이 4일 저녁 팩스로 ‘부득이한 사정으로 초청을 취소하니 양해해 달라’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팩스에서 북측은 “최근 평양 참관단으로 남측의 여러 단체 성원들이 하루에도 수백 명씩 오가는 조건에서 다시 신중히 협의한 끝에 이번 60돌 경축행사에는 따로 귀측 참관단 초청을 그만두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북측 ‘6·15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남-북-해외 공동행사’ 준비위원회는 지난달 28일 남측 준비위원회에 이달 9∼12일 일정으로 40∼50명을 초청했고, 양측은 6일 실무협의를 열어 방북자 명단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던 터라 갑작스러운 취소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방문 일정에 대한 의견 차이, 당 창건행사의 전면 공개에 대한 부담, 대형 행사를 한꺼번에 치르는 어려움 등이 이유로 거론됐다.

통일연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남측 준비위의 백낙청(白樂晴) 상임대표가 방북하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북측이 돌아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백 상임대표 없는 방북단의 대표성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 아니냐는 것.

준비위의 한 관계자는 “김일성(金日成)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 기념궁전을 참관하는 일정도 문제가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측의 취소 통보에도 불구하고 이날 예정대로 개성에서 북측과 실무접촉을 하고 온 남측 준비위 집행위원단의 한 관계자는 “북측이 ‘아리랑 공연 등으로 남측에서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 실무적으로 남측 대표단을 맞을 준비를 하기 어렵다’고 했다”고 북측 상황을 전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