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카트먼 “구체방안 합의 반년 더 걸릴수도”

  • 입력 2005년 9월 20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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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6개국이 공동성명 채택에 합의한 것은 북한 핵 문제 처리 방식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모든 당사자들에게 참으로 잘된 일입니다.”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의 주역이었던 찰스 카트먼(사진) 전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사무총장은 19일 전화인터뷰에서 ‘고무적(encouraging)’이라는 말을 여러 차례 사용하면서 베이징 합의에 의미를 부여했다. 카트먼 전 총장은 지난달 31일 물러날 때까지 4년 동안 KEDO를 실질적으로 이끌어 왔다.

카트먼 전 총장은 “이번 협상타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미국과 북한이 ‘분명한 언어(obvious language)’로 공동성명 채택에 합의했다는 사실”이라며 “협상 타결에 있어 중국의 역할을 과소평가할 수 없지만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이 같은 대목”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최종 이행방안이 합의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번에는 큰 원칙에 합의한 것이기 때문에 공동성명을 이행할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합의가 이뤄지는 데에는 6개월 정도가 더 걸릴 수도 있다”며 “그러나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카트먼 전 총장은 이번 공동성명이 너무 ‘모호하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큰 방향과 원칙을 정하는 지금의 협상단계에서는 구체적인 방안이 나올 수 없다”며 “협상의 성격을 잘 이해하지 못한 데서 나온 오해”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그에게 북-미 제네바 합의와 이번 공동성명을 비교해 달라고 요청했다.

“물론 차이점도 있지만 합의내용을 꼼꼼히 검토해 보면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잊고 있는 대목인데, 1994년에도 북한에 경수로를 제공하는 대가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있었습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북한과의 주요 협상에 미국 대표로 참여하기도 했던 그는 “짧은 시간에 협상단이 많은 성과를 도출했다. 협상단이 큰 역할을 했다”고 거듭 높게 평가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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