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주체사상 인터넷 강좌, 폐쇄하라

  • 입력 2004년 11월 11일 18시 31분


코멘트
남한 국민을 대상으로 주체사상을 강의하는 김일성방송대학 인터넷사이트가 최근 활동을 시작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북한의 대남(對南) 이념 공세가 이토록 대담해졌으며, 반면 우리의 사이버 공간은 온갖 유해(有害) 사상의 ‘해방구’임을 보여 주는 단적인 예이기 때문이다. 국민이 인터넷에서 북한의 선전선동에 노출된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더는 방관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본다.

이번에 문제가 된 사이트는 북한 교육기관의 간판을 들고 나왔다는 점에서 최소한 외양은 민간단체로 했던 기존의 친북(親北) 사이트들과 구별된다. 북한의 선전 책동이 이젠 거리낄 게 없어졌다는 자신감의 표현처럼 보인다. 국가보안법 개폐(改廢) 논란 등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남쪽 사회가 오죽 만만해 보였으면 북한이 이처럼 노골적으로 나오겠는가.

우리 사회가 북한의 이념 공세에 얼마나 내성(耐性)을 키웠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이 친북 사이트를 접하면 도리어 반공(反共)교육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체제경쟁의 승리감에 도취해 느슨해진 사이 북한에 일방적으로 호의적인 목소리는 갈수록 커졌고 남남(南南) 갈등도 심화됐다. 이건 바로 북한이 대남 심리전으로 얻고자 하는 목표다.

정부는 김일성방송대학 사이트 접속을 즉각 차단해야 한다. 이적성(利敵性) 판단 등 절차상의 문제를 따지고 있을 계제가 아니다. 이참에 그동안 문제가 됐던 친북 사이트를 일제 정리해야 함은 물론이다. 무엇보다 국보법 폐지 후 형법 보완만으로 충분하다고 강변하는 집권층부터 현실을 제대로 봐야 한다. 집권층이 스스로 ‘무장해제’를 하겠다고 고집을 부릴수록 북한의 책동은 거세질 것이기 때문이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