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문제가 된 사이트는 북한 교육기관의 간판을 들고 나왔다는 점에서 최소한 외양은 민간단체로 했던 기존의 친북(親北) 사이트들과 구별된다. 북한의 선전 책동이 이젠 거리낄 게 없어졌다는 자신감의 표현처럼 보인다. 국가보안법 개폐(改廢) 논란 등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남쪽 사회가 오죽 만만해 보였으면 북한이 이처럼 노골적으로 나오겠는가.
우리 사회가 북한의 이념 공세에 얼마나 내성(耐性)을 키웠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이 친북 사이트를 접하면 도리어 반공(反共)교육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체제경쟁의 승리감에 도취해 느슨해진 사이 북한에 일방적으로 호의적인 목소리는 갈수록 커졌고 남남(南南) 갈등도 심화됐다. 이건 바로 북한이 대남 심리전으로 얻고자 하는 목표다.
정부는 김일성방송대학 사이트 접속을 즉각 차단해야 한다. 이적성(利敵性) 판단 등 절차상의 문제를 따지고 있을 계제가 아니다. 이참에 그동안 문제가 됐던 친북 사이트를 일제 정리해야 함은 물론이다. 무엇보다 국보법 폐지 후 형법 보완만으로 충분하다고 강변하는 집권층부터 현실을 제대로 봐야 한다. 집권층이 스스로 ‘무장해제’를 하겠다고 고집을 부릴수록 북한의 책동은 거세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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