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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7월 8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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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민주노총,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등의 홈페이지 게시판에 ‘김일성 주석님의 서거 10주기를 맞으며’, ‘민족의 태양이시며 조국통일의 구성이신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장군님께’ 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사건은 경찰청과 서울경찰청이 동시에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청 보안사이버과 관계자는 “일본에 서버를 두고 북한이 운영하는 선전방송인 구국전선 홈페이지에 떠 있는 김일성 주석 찬양글을 일부 국내 네티즌들이 퍼 와 재야단체 홈페이지에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또 “국내 네티즌들이 특정한 목적을 갖고 이런 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런 경우에는 국가보안법 적용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경찰은 해당 게시판에 대해 정보통신부와 협의해 문제의 글을 삭제토록 요청하는 한편 경찰대 부설 공안문제연구소 등에 글 내용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 여부 검토를 의뢰할 방침이다.
정세진기자 mint4a@donga.com
▼인터넷 추모글 백태▼
김일성 주석 사망 10주기를 맞아 일부 인터넷 게시판에 김 주석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 대한 애도와 찬양의 글들이 대거 올라와 충격을 주고 있다.
일부 국내 네티즌들이 보수단체와 진보단체 게시판을 가리지 않고 공공연히 올리고 있는 이 글들은 일본 등지에 있는 친북사이트에서 옮겨 온 것이 대부분.
이 글을 올리는 네티즌들은 ‘구국전선 편집국’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며 추적을 피하기 쉬운 자유게시판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글들이 올라오면 보수단체를 비롯한 대부분의 단체들은 즉시 삭제하고 있으나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고 있는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 민주노총,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전국연합), 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범청학련) 등은 삭제하지 않거나 뒤늦게 삭제했다.
민주노총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우리 민족사와 인류역사에서 김일성 주석님께서 별세하셨을 때처럼 슬픔과 비애에 젖어 눈물바다를 이루었던 때는 없었다”(한위성)는 글이 북한 주민들이 통곡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들과 함께 떠 있다.
이 글은 마지막 부분에서 “김일성 주석님의 애도기간 중 160개 나라에서 3300여개의 화환을 보내오고 120여개 나라 700여개의 보도매체가 김일성 주석님을 추모했으며, 유엔 사무총장은 ‘김일성 주석은 역사에 길이 남을 위인’이라고 하면서 조의성명까지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발신자가 ‘한민전 중앙위’로 돼 있고 김 국방위원장에게 보내는 것으로 되어 있는 편지도 있다. 이 편지는 “민족과 인류가 처음으로 맞이하고 높이 모신 위대한 김일성 주석님의 한평생은 그 누구도 따를 수 없는 탁월한 사상과 비범한 영도력, 숭고한 덕망을 천품으로 지니시고 파란 많은 20세기를 전설적 위훈과 불멸의 업적으로 찬란히 수놓으신 태양의 빛나는 역사였다”라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 편지는 또 “우리들은 내외 반통일세력의 준동이 아무리 기승을 부려도 6·15공동선언의 기치 아래 외세를 배격하고 민족공조의 위력으로 자주통일을 앞당겨 옴으로써 어버이주석님의 조국통일 유훈을 기어이 실현하고야 말 것이다”고 다짐하고 있다.
정세진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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