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공동선언 4돌]“北核 눈치보기 그만…적극 해결을”

  • 입력 2004년 6월 14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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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남북공동선언 발표 4주년을 맞아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강의 학자 및 전문가들은 당시 남북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를 향한 좋은 출발점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6·15공동선언에 생명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현재의 북핵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6·15공동선언의 성과=케네스 퀴노네스 전 미국 국무부 북한담당관은 “남북정상회담 이후 4년간 남북관계는 과거 40년간보다 더 변화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일본의 한반도전문가들은 6·15공동선언의 대표적 성과로 수십년간 지속된 남북 대결구도가 협력구도로 바뀌어 한반도 긴장이 완화된 점을 꼽았다. 오코노기 마사오(小此木政夫) 게이오대 교수는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는 양측이 합의한 사항을 중심으로 착실히 진전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과 러시아 학자들도 6·15공동선언은 경제 사회 언론 등 각 분야에서 남북교류를 활성화시킨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북한 대사를 지낸 발레리 데니소프 러시아 국제관계대학 교수는 “남북정상회담은 남북관계 전반을 획기적으로 바꾼 역사적 의미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남북관계 개선의 과제=하지만 현재의 북핵 위기를 어떻게 뛰어넘느냐가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퀴노네스 전 북한담당관은 “북핵 문제는 한반도의 평화 진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위협”이라고 진단했다.

히라이와 온지(平岩俊司) 일본 시즈오카현립대 교수는 “한국 미국 일본 3국이 공동대응을 다짐했지만 한국이 북한의 눈치를 보는 측면이 있어 ‘대화와 압력의 병행’이라는 원칙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북간의 교류도 중요하지만 서로 할 말을 하는 대등한 관계를 유지하는 게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한국의 반미감정이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충고도 나왔다. 알렉산드르 보론초프 러시아 동방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국은 주변국을 ‘적’으로 돌릴 때가 아니다”며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한국은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코노기 교수도 “독일의 예에서 보듯이 통일은 주변국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maypole@donga.com

도쿄=박원재특파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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