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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6월 7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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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는 7일 오후 긴급 상임중앙위원회의를 열고 “당의 쇄신과 활력이 필요하다”며 일단 전당대회를 개최키로 의견을 모은 뒤 7, 8월 개최안과 내년 초 개최안을 마련했다. 현 지도부가 한시적 관리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7, 8월 전대는 지도부 책임론을, 내년 전대는 지도부 재신임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이부영(李富榮) 김정길(金正吉) 상임중앙위원이 “개최 시기에 상관없이 사퇴하겠다”고 밝혀 결과적으로 기존 7명 중 정동영(鄭東泳) 전 의장을 제외하면 신기남(辛基南) 이미경(李美慶) 김혁규(金爀珪) 한명숙(韓明淑) 상임중앙위원만 남게 돼 일단 조기 전대론이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개혁국민정당 출신과 일부 중진 의원들이 조기 전대론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개혁당 출신들은 지금까지 각종 중앙위원회의에서 소신 발언으로 분위기를 주도해 와 10일 회의에서의 역할이 주목된다.
박명광(朴明光) 의원은 이날 “총선 후 당이 보여준 각종 불협화음을 해소하기 위해 조기 전대를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고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초선 의원은 “스타성과 대국민 리더십이 부족한 현 지도부로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4선의 임채정(林采正) 의원도 “지금 상황에서는 조기 전대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적잖은 소장파와 일부 중진 의원들은 현 시점에서 지도부 사퇴는 당의 분란만 부채질한다며 조기 전대 개최를 반대하고 있다. 정장선(鄭長善) 최용규(崔龍圭) 등 소장파 의원들은 이날 모임을 갖고 “신 의장이 사퇴하는 것은 현 상황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영달(張永達) 문희상(文喜相) 의원 등 중진들도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당권 투쟁을 보여주면 안 된다”며 반대했다. 여기에는 신기남 의장을 대체할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현실론도 깔려 있다.
한편 지도부의 이날 결정을 접한 일부 중앙위원들은 “무책임한 전대론보다 당을 어떻게 쇄신할지 근본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장하고 나서 10일 회의에서 전대 시기 결정이 안건으로 채택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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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승리했다고 자만 말아야"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7일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재·보선의 승리는 한편으로 짐이 된다”며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지속적으로 받으려면 두 배 이상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당의 지속적 개혁을 역설했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은 지지부진한 당 체제 개편에 박차를 가할 태세다.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는 당 사무처 요원의 구조조정 문제. 현재 300여명의 사무처 요원을 개정된 정당법에 따라 180명(중앙당 100명, 시도당 80명) 이내로 감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비서진으로 자리를 옮겼거나 명예퇴직 신청을 한 인원을 제외하더라도 실질적인 감축 규모는 60명을 웃돌 전망이다.
박 대표는 그동안 실무진이 마련한 당 체제 개편안에 대해 “철저한 구조조정 의지가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는 후문이다. 당 개편 용역을 외부 컨설팅사에 맡긴 것도 박 대표의 이 같은 불만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의 확대 개편 문제도 당의 구조조정 문제와 맞물려 있다.
당 일부에선 사무처 구조조정의 충격파를 완화하기 위해 연구소가 사무처 요원 30여명을 흡수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당 지도부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원희룡(元喜龍) 의원이 이날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여의도연구소만은 사무처 잉여 인력의 흡수창구로 전락시켜선 안 된다”고 주장한 데서도 이 같은 기류가 감지된다.
여의도연구소 개편방안을 마련 중인 박세일(朴世逸) 의원은 “현 연구소를 정책재단으로 격상시켜 바람직한 정책 정당의 면모를 갖춰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몸을 낮추는 행보를 보이면서도 재·보선 결과에 대한 여권의 ‘이중 잣대’는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강두(李康斗) 정책위의장은 이날 “열린우리당은 재·보선의 의미를 애써 축소하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선거 하루 전에 ‘자기가 공천을 안 했으니 심판받을 일도 없다’고 했다”며 “노 대통령은 당이 유리하면 같이 가고, 불리하면 따로 가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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