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相生하려면 김혁규카드 거둬야”

  • 입력 2004년 5월 17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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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왼쪽)는 17일 국회 대표실에서 당 중앙위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약속한 ‘상생의 정치’를 지켜줄 것을 촉구했다.-서영수기자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왼쪽)는 17일 국회 대표실에서 당 중앙위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약속한 ‘상생의 정치’를 지켜줄 것을 촉구했다.-서영수기자
한나라당이 노무현 대통령의 ‘상생의 정치’ 주장에 지지를 보내는 동시에 경제와 개혁 정책에 대해선 비판의 칼날을 세우는 강온 양면 전략을 펴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은 ‘모든 문제가 여권의 잘못된 현실 대응에서 비롯되고 있으며 노 대통령측이 오히려 상생의 정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17일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야당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상생의 정치를 하겠다는 대통령의 말을 믿고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국민 다수가 편안하게 느끼고 국가가 부강해지는 쪽으로 가야 개혁인데 개혁을 빌미로 경제 위기상황을 애써 외면하고 낙관론을 펴는 사람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은 경제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식 아래 신속한 대책을 세우기 바란다”며 노 대통령의 경제 낙관론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김혁규(金爀珪) 전 경남지사의 총리 기용설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은 ‘상생의 정치’를 앞세워 여권을 압박하고 있다.

김형오(金炯旿)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에서 “노 대통령이 상생의 정치를 강조하고 실천하겠다고 약속한 점을 환영한다”고 한껏 노 대통령을 띄웠다. 그런 뒤 “새 총리는 국민과 여야가 공감하고 다함께 받아들일 수 있는 인물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김혁규 총리’는 적절치 않다”며 “김혁규씨의 총리 지명은 상생의 정치와 거리가 멀다는 것이 야당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한나라당의 전략을 두고 당내 일각에서는 “건전한 대안 제시 없이 자칫 상대의 발목을 잡는 수사(修辭)로만 그칠 경우 국민들이 또다시 한나라당에 실망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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